짧은 기간에 세 번째 만남입니다만, 아주 가까운 친구로 느껴지게 하는 것이 아마 삐녜라 대통령의 특별한 능력이 아닌가 저는 생각합니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는데 삐녜라 대통령도 그렇게 생각하시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세실리아 모렐 영부인께서도 한국에서도 뵙고 또 뵐 기회가 있었는데, 볼수록 가까움을 느낍니다. 우리 집사람도 칠레에 간다고 하니까 세실리아 모렐 여사를 만나는 데 대한 기대감을 많이 드러냈습니다.
사실 제가 많은 나라를 방문합니다만, 특히 이번 칠레 방문에서는 ''내가 칠레에 오길 잘했다'' 라는 생각을 합니다. 양국 미래를 위해서 아주 좋은 기회를 갖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FTA를 통해서 한국 사람들이 칠레의 생산품, 특히 와인같은 생산품을 생활 속에 가깝게 접하게 되었다고 이야기 합니다만, 사실 그 이전부터 한국 사람들은 문화예술적으로 칠레와 칠레 사람을 잘 이해해 왔습니다.
특히 젊은 세대에서 ''가브리엘라 미스뜨랄''라는 작가를 잘 아는 사람이 많고, 이 사람의 시를 좋아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빠블로 네루다''라는 시인에 대해서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한국 사람들은 그의 시를 좋아하고 또 기억합니다. 이 두 시인은 나도 잘 알았습니다.
내가 칠레를 방문한다고 하니까 한 음악인은 " ''클라우디오 아라우''라는 음악가를 아느냐"라고 물었습니다. “잘 모르겠다”고 했더니 그 분이 “칠레의 모차르트와 같은 사람이다”라고 알려주었습니다.
칠레에 간다고 하니까 또 어떤 미술인은 “대통령께서 칠레의 미술가 중에 ''로베르또 마타''라는 분을 아느냐” 물었습니다. 내가 “좀 안다”고 하고 싶었는데, 사실은 모르기 때문에 “모른다”고 정직하게 이야기했습니다.
이렇게 한국 사람들이 칠레의 미술가, 음악가를 기억한다는 것은 양국관계가 아주 건강한 관계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우리가 경제협력을 하고 양국이 서로 도움을 주고받고 하면서 발전하려면, 경제협력 이전에 그 바탕에 문화·예술적인, 양국이 서로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는 바탕이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경제협력을 할 때 오래 지속적으로 서로 도움을 주면서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양국이 이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하는 것은 미래를 위해서 아주 탄탄한 기반을 갖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삐녜라 대통령께선 경제 이론적으로 어느 지도자 못지않은 이론가이시기도 하지만, 또 실물경제에서도 대가라는 점에서 이론과 실제를 다 겸비한 지도자이시다, 저는 이렇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칠레는 세계경제가 아주 혼란스럽고 안정되지 않은 시기에도 2010년 들어 5% 이상 성장했고, 2011년에는 6% 이상 성장했습니다. 아마 세계에서 특히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달성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삐녜라 대통령의 강력한 리더십 때문에 그렇다는 것을 저는 아주 높이 평가하고 싶습니다.
이번 멕시코 로스카보스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칠레 대통령께서 초대되어서 참여했었습니다. 세계경제가 지금 여러분도 알다시피 유럽 재정위기로 어려운 때이고 예측이 상당히 힘듭니다.
이런 때일수록 세계는 보호무역주의로 가선 안 된다, 역시 자유무역이 지켜져야 한다, 하는 것에 대해서 칠레 대통령께서도 한국과 똑같은 생각을 갖고 계십니다.
그러나 남미 국가 중 일부는 보호무역주의로 가려는 나라가 있기 때문에 걱정스럽습니다. 그것은 잠시 자기나라 산업을 보호할지 모르지만 길게 보면 도움이 되지 않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그러한 자유무역에 대한 지적을 삐녜라 대통령께서도 G20 정상회의에서 발언해 주셨습니다. 양국은 민주주의에 대한 그러한 가치, 시장경제, 자유무역에 대한 가치를 함께 하고 있기 때문에 양국관계의 문제 뿐 아니라 글로벌한 여러 이슈에 대해서도 같은 생각을 가지고 같은 목소리를 낼 수가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한국과 칠레 양국의 관계는 매우 상호 보완적이고, 또 서로가 도움을 받고 도움을 주는 그러한 관계로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칠레는 태평양 연안 국가이기 때문에 아시아 국가의 관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남미의 관문을 칠레로 하고 있고, 칠레도 아시아의 관문을 대한민국으로 인정하면서 양국이 앞으로 역할을 키워나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삐녜라 대통령께서 한국을 여러 면에서 높이 평가해주셨습니다만, 고맙긴 하지만 우린 아직도 보완하고 개선하고 노력해야 부분이 많다는 것을 고백합니다.
내가 한 가지를 이야기하면, 대한민국에는 강이 있습니다. 4개의 큰 강이 있는데 비가 여름 한두 달 사이에 대부분 내립니다. 그래서 홍수가 나고 보통 때는 강의 물이 마르고 하기 때문에, 1년 12달 물이 흐르도록 하기 위해 지난 4년 동안 강 개조를 해서 금년 초 완성을 시켰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작년도에 200년 만에 온 비 속에서도 홍수를 막을 수 있었습니다. 또 금년에 가뭄이 들었을 때 그 강에 보관된 물을 활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 이 강을 따라서 전국으로 갈 수 있는 1800킬로미터의 자전거 전용도로를 만들어서 금년 초에 완성시켰습니다. 요즈음 너무 많은 젊은이들이 대부분의 시간을 컴퓨터 앞에서 컴퓨터 게임을 하는데 시간을 보내는데, 젊은이들이 자전거를 타고 아웃도어에서 활동하다보면 건강을 위해서도 좋을 것입니다.
젊은 사람들뿐만 아니라 나이 드신 분들도 은퇴 후 건강을 위해 자전거를 타면 좋을 것이고, 한편으로 노인들이 건강해지면 국가적으로도 의료비가 적게 들 것이다 하는 생각도 하고 있습니다. 이제 금년 휴가 때 나도 도전하려고 지금 주말마다 자전거를 타고 연습하고 있습니다.
오늘 우리를 초청해 주신 삐녜라 대통령 내외분과 정부 여러 관계자 여러분, 칠레 국민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저의 방문이 양국 발전에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건배를 제의하고 싶습니다.
삐녜라 대통령과 세실리아 모렐 여사 가정의 건강과 여러분의 건강, 그리고 양국의 깊은 우정을 위해 건배를 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