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3월 14일 UAE 바라카, 이명박 전 대통령과 UAE 모하메드 알 나흐얀 왕세제는 양국 경제협력의 상징인 바라카 원자력발전소 건설 기공식에 참석했습니다. 두 사람은 함께 제막한 동판에는 “양국간 깊고 항구적인 파트너십을 축하하기 위해 동판을 제막한다” 라고 썼고, 이 전 대통령은 “한국과 UAE의 원자력 협력이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을 바라는 세계 모든 국가의 귀감이 되길 바란다”는 소망을 적어 타임캡슐에 담았습니다.
한국이 세계 6번째로 원전수출국 대열에 선 역사적인 날인데요. 모하메드 UAE 왕세제와 이 전 대통령의 인연은 2009년 11월 전화 통화로 시작됐습니다.
“UAE는 ‘원전을 프랑스에 주기로 했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통보했는데, 굳이 통화하실 필요 있겠습니까?”
당시 약속을 잡고도 통화가 몇 차례 연기되자 참모들은 이 전 대통령에게 건의했습니다. 그러나 이 전 대통령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최종 결정되기 전까진 결코 끝난 것이 아니다. 그들이 원하는 바를 정확히 알기 위해서 왕세제와의 통화는 꼭 필요한 일이다’ 라는 판단이었습니다.
이 전 대통령은 참모들의 만류 속에서도 계속 통화를 시도했습니다. 12월 27일 최종 발표되는 순간까지 왕세제와 수차례에 걸쳐 장시간 통화했고, 그 과정에서 외교경험이 풍부한 한승수 국무총리와 관계부처 장관, 최고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대규모 사절단을 파견하는 등 현지 상황과 UAE 정부가 바라는 바를 정확하게 알아내 보완하고 또 보완했습니다.
"UAE 정부는 깊은 숙고 끝에 한국과 이 프로젝트를 수행하기로 결정했습니다."
2009년 12월 27일 한․UAE 정상회담 자리에서 칼리파 대통령이 이렇게 말하는 순간 이 전 대통령은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이 전 대통령이 제15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덴마크 코펜하겐 방문 중이던 12월 18일, 모하메드 왕세제로부터 “최종 협상을 위해 이 대통령이 직접 방문해 주면 좋겠다”는 전화를 받았을 때, 그것이 최종 사업자로 한국을 낙점하겠다는 뜻임을 사실상 알았지만 최종 발표 순간까지 이를 보안에 붙이고 신중에 신중을 기했던 것입니다.
UAE 원전 수주는 대한민국을 미국, 일본, 프랑스와 함께 4대 원전수출국의 자리에 올려놓았습니다. 수주액도 400억달러에 이르는 사상 최대 규모였습니다. 원자력 발전은 핵물리학, 기계, 전자, 전기 등 공학의 거의 모든 분야를 망라한 기술입니다. 1970년대 한국이 첫 원자력발전소를 건립할 때 참여한 경험이 있는 이 전 대통령은 당시 선진국의 기술을 얻기 위해 미국, 캐나다, 일본 등을 다니며 동분서주했던 때를 잊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 우리가 당당히 그들과 경쟁해 우리 기술의 원전을 수출하게 되었기 때문에 오랜 세월 원자력산업에 종사해 온 현장의 기술인들에게는 더욱 감격스러운 일이었습니다.
국내외 언론 역시 기술강국으로서 대한민국의 국제적 위상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되었다고 보도하며, 세계적인 원자력 산업 침체 속에서도 꾸준히 원전을 건설하며 경험과 노하우를 쌓아온 도전의 역사의 결과임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UAE 원전수주는 원전 4기 건설만이 아닌 완공 이후 60년간 원전수명 기간 중 운영까지 포함하고 있습니다. 원전 시공수주액 200억 달러만 해도 자동차 100만대 수출, 30만톤급 유조선 180척 수출에 맞먹습니다. 무엇보다 건설기간 10년 동안 11만명의 고용이 창출됩니다. UAE 원전건설을 계기로 양국관계 전략적동반자관계로 격상되었고, 100년 미래를 함께 할 형제국가가 되었습니다. 이 전 대통령과 모하메드 왕세제의 우정 역시 이 전 대통령 퇴임 후에도 서로 양국을 오가며 만나며 지속되고 있습니다.
현재 바라카 원전은 2015년 말 현재 공정율 60%를 넘어서며 계획대로 잘 추진되고 있습니다. 원전은 경제성이 높으면서도 온실가스배출량이 적은 친환경 에너지원입니다. 녹색성장에 대한 논의가 전세계적으로 활발한 가운데 중국, 인도, 러시아 등이 2030년까지 268기 원전건설 계획을 갖고 있고, 체코 등 EU 국가들도 신규 원전을 유치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합니다. 그러나 전세계적으로 현재 차질없이 건설 중인 원전은 UAE 바라카 원전이 유일합니다. 앞으로 국제원전시장에서의 대한민국의 경쟁력은 더욱 높아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