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 낭만이자 겨울의 명소로 자리 잡은 서울광장 스케이트장이 17일 개장합니다. 서울광장 스케이트장은 2004년 12월 처음 개장한 이래 서울시민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아왔습니다.
서울광장 스케이트장 조성은 당시 이명박 서울시장의 아이디어로부터 시작됐습니다. 그해 5월 1일 완공된 서울광장에는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았는데요. 겨울철이 다가오면서 서울시는 잔디보호를 위해 서울광장을 폐쇄하기로 했습니다.
이명박 시장은 서울광장에 시민들의 발길이 끊길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좋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겨울에도 서울광장에 시민들이 찾아올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던 중 과거 유럽 출장 중에 보았던 파리 시내의 스케이트장이 떠올랐다고 합니다.
그러나 서울시청 담당자들의 반응은 회의적이었습니다. 비싼 잔디가 훼손될 수도 있고, 준비된 예산도 없을뿐더러, 안전사고의 위험도 있다며 부정적인 의견을 냈습니다. 굳이 하지 않아도 될 일을 벌여서 역효과라도 나면 어떻게 하냐는 것이었습니다. 성과보다는 여론과 책임에 민감한 관료들의 생리였습니다.
스케이트장 조성이 좌초 위기에 처하자 이명박 시장은 관료 아닌 다른 사람에게 검토를 부탁해 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마침 유인촌 대표가 서울문화재단을 맡고 있어 검토를 지시했습니다.
유인촌 대표는 “광장 둘레의 돌바닥 위에 아담하게 스케이트장을 만들면 잔디의 손상도 없고 기술적으로도 별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며 “스케이트장을 만들면 파리시청 앞 스케이트장처럼 서울의 명소가 될 것”이라고 보고했습니다.
이에 힘을 얻은 이명박 시장이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했고, 그 결과 서울시 공직자들의 노고 끝에 금융업체의 협찬을 받아 서울광장 스케이트장은 그해 크리스마스 전에 개장을 할 수 있었습니다.
스케이트장에는 개장 첫날부터 속된 말로 ‘대박’을 터뜨렸습니다. 그러자 언론과 방송은 대대적으로 보도를 하면서 스케이트장에는 더 많은 인파가 몰렸습니다. 협찬사인 금융업체도 마케팅 역사상 최고의 성공사례로 꼽았죠.
시청 앞 스케이트장은 전국에 스케이트장 붐을 일으키면서 비슷한 개념의 스케이트장이 전국 곳곳에 생겨나기도 했습니다.
언론과 시민들의 호평이 이어지자 반대하던 간부진의 얼굴에도 어느새 밝은 표정이 떠올랐다고 합니다. 실패를 걱정해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적극적인 자세가 큰 성과와 보람을 준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