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은 10일 한강, 금강, 낙동강, 영산강 각 수계에서 진행된 4대강 살리기 사업이 모두 적법하다고 판결했습니다. 기록적인 가뭄으로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살리기 사업이 재조명을 받고 있는 가운데, 이번 판결로 4대강 살리기 사업을 둘러싼 적법성 논란도 종지부를 찍게 되었습니다.
지난 2009년과 2010년, 야당과 진보 시민단체들은 4대강 사업을 취소해 달라며 각 수계별로 4건의 행정소송을 냈는데요. 4건의 소송 모두 1심과 2심에서 원고가 패소했습니다.
당시 1·2심 재판부는 “4대강 사업의 목적과 내용, 부작용 등을 고려할 때 이 사업이 정부의 재량권을 넘어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며 “수질 악화와 생태계 파괴 등은 현 단계에서 과학적으로 단정하기 어렵고, 일부 피해가 예상되더라도 이 사업의 공익을 넘어선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낙동강 수계 소송의 2심에서 "500억 원 이상 투입되는 대규모 국책사업에 필요한 예비타당성 조사를 하지 않아 국가재정법 위반"이라는 판결이 나왔는데요. 법원은 그러나 거의 완성된 낙동강 살리기 사업을 취소하면 엄청난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로 사업취소 청구는 기각했습니다.
이에 야당과 시민단체들은 다시 대법원에 상고했고, 10일 대법원은 한강, 금강, 영산강 수계의 사업 부분에 대해서도 4대강 사업이 위법성이 없다며 원심확정판결을 내렸습니다. 또한 2심에서 일부 위법성을 인정한 낙동강 수계 사업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위법성이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습니다.
14일자 연합뉴스 보도에 의하면 정종환 전 국토해양부 장관은 이번 판결과 관련해 보도자료를 내고 “너무도 당연한 일이라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정 장관은 “2심이 재해예방사업은 타당성 검토를 면제하는 조항을 무시하고 낙동강수계사업을 국가재정법 위반이라 판결했는데 대법원에서 이를 바로잡은 것은 올바른 결정”이라고 환영했습니다.
권도엽 전 국토해양부 장관도 “사필귀정”이라며 “처음부터 문제가 없는 일을 가지고 행정소송을 한 것이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았다”면서 “대법원 판결이 나오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려 국민에게 혼란을 준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습니다.
심명필 전 4대강 살리기 사업 추진본부장도 “대법원 판결은 4대강 사업이 적법한 절차에 따라 추진된 사업이라는 확정 판결”이라며 “당연한 결과이며 더는 적법성 논란은 불필요하다고 본다”고 밝혔습니다.
박재광 위스콘신대 교수도 “국가의 최우선 책무인 수자원 관리를 위한 사업을 정치적 목적으로 반대해선 안 된다”며 “4대강 사업은 극심한 가뭄·홍수에 대비한 최우선 사업이었다”고 밝혔습니다.
기후변화로 기록적인 가뭄과 폭우가 해마다 계속되면서 우리 국토가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4대강 살리기 사업으로 확보된 수자원이 기후변화 대응에 활용될 수 있도록 후속 치수(治水) 대책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이번 대법원 판결이 불필요한 논란에 종지부를 찍고 국민적 합의를 모으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