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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 유전개발의 명(明)과 암(暗)관리자 | 2015.05.20 | N0.2

이명박 전 대통령과 모하메드 UAE 왕세제


이명박 전 대통령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에는 아랍에미리트(UAE) 유전개발에 한국이 진출하는 내용이 나옵니다. 원전수주 과정에서 이 전 대통령과 친분이 두터워진 모하메드 UAE 왕세제(王世弟)가 2010년 5월 한국을 방문했을 때, UAE 육상유전을 개발할 권리를 주기로 약속했다는 내용입니다.


그 약속으로 2011년 3월 13일, 한국석유공사와 GS에너지로 구성된 한국컨소시엄이 아부다비 국영석유회사(ADNOC)와 10억 배럴 이상 UAE 대형 유전 개발에 참여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습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이와 관련 회고록을 통해 “1930~40년대 미국, 영국, 프랑스가 UAE 유전개발에 진출한 이래 1970년대 일본진출이 마지막이었다”며 “일본에 이어 40년 만에 철옹성을 뚫고 중동 유전의 문을 열게 되었다는 전에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지난 13일, 기다리던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GS에너지가 UAE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원유를 확보했다는 내용인데요. 2011년 3월 MOU 체결 이후 약 4년 만에 이루어진 성과입니다. 이날 체결된 계약으로 한국은 아부다비육상운영회사(ADCO) 광구에 대해 3%의 권리를 확보하고 40년간 약 8억 배럴의 원유를 채굴하게 되었습니다.


한해 원유 수입량(9억 배럴)의 90%에 달하는 물량으로 현재유가(배럴당 60달러)를 기준으로 할 때 540억 달러(약 59조원)의 경제적 가치가 있습니다. 그리고 중기 국제유가 전망인 배럴당 80달러를 적용하면 720억 달러(약 79조원)에 달하는 물량입니다. 말 그대로 GS에너지는 해외자원개발로 ‘대박’을 터뜨린 셈이죠.


그런데 이와 함께 안타까운 소식도 전해졌습니다. 당초 UAE가 석유공사와 GS에너지로 구성된 한국컨소시엄에게 할당한 권리는 5%였다고 합니다. 그러나 석유공사가 투자를 철회해 3%로 축소되었다는 것입니다.


석유공사의 투자 철회로 5억 배럴 이상의 원유가 포기된 것인데요. 우리나라 한해 원유 수입량의 절반이 넘는 규모로 금액으로 따져도 현재유가 기준 300억 달러(약 33조원), 중기 국제유가 전망 기준 400억 달러(약 43조원)에 이르는 물량입니다.


석유공사는 투자 철회의 이유로 “현재 저유가 기조를 감안할 때 사업 수익률이 내부 규정에 부합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언론을 통해 “경쟁국들은 참여하지 못해 안달 난 사업을 제 발로 걷어찼다”며 “최근 자원외교 논란과 관련하여 석유공사가 정치권의 외풍에 밀린 것이 아니냐”고 안타까워하고 있습니다. 석유공사는 유전 참여 지분(3%) 가운데 30%(전체지분의 약 0.9%)에 대한 매수청구권을 갖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래야 했습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대통령의 시간>에서 자원외교와 관련하여 “비리가 있다면 철저히 조사하여 관련자를 엄벌하면 된다”며 “그러나 이런 문제를 침소봉대해 자원외교나 해외 자원 개발 자체를 죄악시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실패한 사업만을 꼬집어 단기적인 평가를 통해 책임을 묻는다면 아무도 그 일을 하려 들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그 우려가 더 이상 현실로 나타나지 않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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