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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국회의원 뽑는 방법이동우 | 2016.03.09 | N0.127

이동우  경주세계문화엑스포 사무총장


다음달 13일 제20대 국회의원을 뽑습니다. 이번에 정말 잘 뽑아야 합니다. 어느 정도로 잘 뽑아야 하느냐. 제헌국회만큼이나 중요한 국회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이번에 국회의원을 잘못 뽑으면 2017년 대통령과 2018년 단체장도 그렇고 그런 수준일 것입니다. 그렇게 잘못되면 어떻게 될까요. 대한민국은 다시 후진국으로 되돌아가고 지금 기성세대는 그럭저럭 살겠지만 아들딸 세대는 더욱 불행한 환경에서 살게 될 것입니다. 차기국회가 얼마나 중차대한지 봅시다. 다음 국회는 임기가 대통령이 바뀌는 통치권력의 과도기와 겹칩니다. 지금 대통령은 집권 후반기로 갈수록 통치의 힘이 떨어지고 다음 대통령은 역량을 제대로 발휘하기 어려운 권력이양기입니다. 이때 국회가 잘 해줘야 나라가 제대로 됩니다. 태평성대이면 국회의 수준이 별로라도 되지만 지금은 나라경제부터 동북아정세, 세계질서까지 전대미문의 상황입니다. 차기 국회가 맞닥뜨릴 국가적 과제들은 하나하나가 역대 국회의 임기 전체의 과제에 버금갈 정도로 근본적인 문제들입니다. 20대 국회의원들은 차기 대통령 선출에 절대적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행정부가 취약한 시기를 여야의 지혜를 모아서 보충해야 합니다.


차기 국회의원들은 그들의 임기 중에 중국에 밀려 괴멸중인 조선, 철강은 물론 그 뒤를 따를 우려가 커 보이는 휴대폰 등을 대신할 창조산업을 일으킬 법적, 제도적 뒷받침을 해내야 합니다. 그렇지 못하면 벌써 10%씩 줄고 있는 수출이 차기국회 임기 말쯤이면 반토막날 것이고 수출 외에 살 길이 없는 한국경제는 거덜날 것입니다.


자원이 없는 한국은 교육으로 세계 10대 교역대국의 반열에 올랐지만 이제 아날로그식 교육시스템으로는 더 이상 인재를 길러내기가 불가능합니다. 특히 입학생수가 대학정원보다 모자라서 지방대학의 3분 1이 앞으로 5년 안에 존폐의 기로에 놓이게 됩니다. 이런 사회적 격변기에 지역이기주의적 의정활동에만 익숙한 국회의원들을 뽑아서는 대국적인 국정현안을 처리하기는커녕 분탕만 증폭시켜서 국회 스스로가 개혁 대상으로 전락할 것입니다.


우리의 바람과 상관 없이 전개되고 있는 세계 대변혁에 대비해야 합니다. 차기 국회 임기 중에 미국 대통령이 바뀝니다. 만약 도널드 트럼프 같은 과격한 사람이 미국의 대통령이 되면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한미관계 상황이 전개됩니다. 이 경우 탁월한 의원외교로 미국 의회와 함께 관리해야 하는데 이번 국회의원 선거에서 지역의원이든 비례의원이든 외교전문가 전략통이 얼마나 뽑힐지 누구도 신경쓰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중국은 경제·외교·통일 3면에 결쳐 우리 국익과 직결되어 있는데, 앞으로 4~5년 안에 미국과 명실상부 대등한 대국(G2)으로 가느냐, 미국에 필적하는 유럽합중국을 그렸다가 주저앉은 유럽(EU)꼴이 나느냐 결판이 날 것입니다. 차기국회 임기 중에 일본도 아베정권이 바뀔 공산이 크고 유럽도 영국의 탈퇴 여부와 중동과 아프리카 난민 문제 등으로 격랑에 휩쓸려 들어가고 있습니다.


이처럼 20대 국회는 광복 이후 최고최다 국정과제를 처리하고 관리하고 대비해야 하는 역사적인 사명이 주어져 있습니다. 우리는 어느 때보다 높은 안목으로 단순한 지역대표가 아닌 기로에 놓인 나라를 올바로 이끌 국민대표를 뽑는 대승적인 투표를 해야 할 것입니다. 그렇게 하지 못하면 우리 국민 스스로 불행을 자초하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후보자든 유권자든 실제로 역사적인 안목으로 사고하고 행동하기가 여간 어렵지 않습니다. 나라의 장래 같은 큰 생각을 하면서 투표를 하기보다는 ‘내 지역, 내 동네, 내 가족, 나 자신’의 이해관계로 투표하는 소시민적 투표성향을 보인 지 오래되었습니다. 이런 풍토에서 어떻게 해야 좋은 국회의원을 뽑을 수 있을까요. 아무리 세상이 달라져도 하나 변하지 않는 것이 있습니다. ‘사랑하는 아들딸이 나보다 좀 더 나은 세상에 살기를 희망합니다.’ 이 기준을 놓고 국회의원을 뽑으면 대략 목표는 달성될 것입니다.


<영남일보>에 기고한 칼럼입니다
원문보기: http://www.yeongnam.com/mnews/newsview.do?mode=newsView&newskey=20160309.01030081826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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