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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세계 경제 어디로 가나김대기 | 2016.02.02 | N0.102

연초부터 중국발 악재에 세계 경제가 흉흉하다. 앞으로도 미국 금리 인상, 유가·원자재 가격 폭락세 지속, 중동 지역 분쟁 등 많은 변수가 기다리고 있어 올해 세계 경제가 어디로 흘러갈지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


먼저 혼란의 시초를 제공한 미국 금리 인상부터 보자. 연방은행이 금리를 올리겠다는 것은 미국 경제가 살아나고 있음을 방증한다. 장기 침체와 디플레이션에 빠진 세계 경제에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그럼에도 금융시장이 요동치는 이유는 거품이 꺼질 때 발생하는 진통으로 보는 것이 맞지 않나 생각한다.


2008년 이후 세계 증시는 실물 성과보다는 유동성에 의해 좌우됐다. 경제가 나빠지면 양적 완화 기대 심리가 높아지면서 주가가 오르고, 반대로 경제가 좋아지면 긴축 우려로 주가가 떨어지는, 상식적으로 말이 안되는 일들이 벌어졌다.


이런 거품이 언제까지 지속될 수 없다. 금리 인상은 이런 비정상적 상황을 정상화하는 첫 단추가 될 것이다.


중국 경제는 경착륙할 것인가. 생산시설 과잉, 주택 미분양, 지방정부와 기업부채가 산더미처럼 쌓이고, 성장 엔진이었던 수출이 급감하고, 위안화 약세로 해외 자본이 빠져나가고, 증시가 폭락하고, 여기에 일부 해외 석학들은 역사상 최대 거품이 붕괴될 것으로 겁을 주면서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말하면 중국 경제는 호사가들 말처럼 무너지지 않을 것이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경제가 계속 7% 이상 성장하리라 기대하는 것 자체가 더 우습다. 지금 5~6% 성장만 해도 대단한 것 아닐까. 아직 도시화율이 55%밖에 안되고,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출범과 함께 일대일로 사업이 기다리고 있어 잠재력도 크다.


최근 상하이지수가 쏠림 현상으로 불안하지만 그것은 개인투자자들이 주류가 되는 시장에서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실물경제에 큰 영향은 없다. 오히려 중국 정부가 증시를 인위적으로 부양하려는 조치들이 경제를 망칠 수 있다. 마치 1989년 우리가 그랬듯이.


중국 경제는 정부의 '보이는 손'에 의해 좌우되는데 그 손이 완벽할 수 없다. 그러나 하루에 수천 개 스타트업이 탄생하고, 세계에서 특허 출원이 가장 많은 나라가 몇 번 실수를 했다고 불길이 꺼질 것으로 보지 않는다.


3억달러가 넘는 외환보유액과 연간 3000억달러에 육박하는 경상수지 흑자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지금은 중국 경제 경착륙으로 우리 수출 감소를 걱정하는 것보다 오히려 중국 기업들이 쭉쭉 성장하는 것을 두려워해야 한다.


일본 경제는 아베노믹스의 한계가 뚜렷해지고 있다. 하기야 돈을 풀어서 환율을 떨어뜨리고, 그 힘으로 수출을 늘리고 경제를 살릴 수 있다면 이전 총리들은 바보라서 못했겠는가. 계속 늘어나는 국가부채를 중앙은행이 언제까지 매입할 수는 없다. 연기금의 주식 매입도 한계에 이르고 있다.


일본 정부는 씀씀이를 줄여도 시원찮은 판에 패권 강화를 위해 계속 지출을 확대하고 있다. 일본 경제가 워낙 기초가 튼튼하고, 외환보유액과 가계저축 등 축적해놓은 자산이 많기 때문에 몇 년은 더 버티겠지만 언제까지 가능할까.


유럽 경제는 아직 조심스럽지만 괜찮을 전망이다. 유가 하락, 유로화 약세, 노동개혁 등 우파 정책이 주류를 이루면서 체질이 개선되고 있는 점이 긍정적이다.


올해도 유가·원자재 가격은 침체가 예상된다. 이로 인한 관련 산업 몰락의 파급력도 상당할 것이다. 또 미국 금리 인상이 2~3차례 더 있을 예정이고 중국 경제의 구조조정도 길어질 수 있어 세계 금융시장은 계속 출렁일 수 있다.


이 모두는 세계 경제가 정상화하는 과정에서 어차피 한번은 겪어야 할 고통이다. 고통이 지나고 나면 세계 경제의 틀은 확 바뀌어 있을 것이다. 자원이 없는 우리에게는 기회일 수 있다. 세계 금융시장이 불안하다고 호들갑 떨 게 아니라 우리는 그저 우리 할 일만 하면 되는데 그게 제일 어려운 것 같다.


[김대기 KDI정책대학원 초빙교수]
<매일경제>에 기고한 글입니다.
원문보기: http://m.news.naver.com/read.nhn?mode=LSD&mid=sec&sid1=110&oid=009&aid=00036744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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