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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재판⑦] 김백준의 허위진술강훈 | 2021.04.01 | N0.14
[강훈의 MB법정일기⑦] MB유죄 핵심 증거 '김백준 진술'은 '허위'였다

①김백준, MB에 '삼성 대납' 보고 시점이 2008년 3월?→2009년 9월까지도 몰라
②김석한, 삼성에 '허위' 인보이스 전달해 돈 타내
③김백준 작성한 'VIP 보고사항' 문건, 재판과정서 허위로 밝혀져


미국로펌 '에이킨검프'가 다스 미국소송을 처음 수임한 시기는 2007년 11월이다. 에이킨검프 변호사 김석한은 이때부터 다스 미국 소송비용을 삼성에 청구했다. 김석한이 다스 소송비용을 다스가 아닌 삼성에 청구한 이유는 앞서 글에서 다뤘다.

다시 요약하면 ▲청와대 등 고위층이 미국 소송에 휘말릴 경우 무료소송을 통해 고위층과 관계를 형성하고, ▲그 관계를 팔아 국내 대기업으로부터 소송을 수임하며, ▲본인이 부담해야 할 고위층의 무료소송비용까지 국내기업에 떠넘기는 것이 김석한의 영업방식이다.

김석한은 그런 방식을 통해 국내기업의 해외소송을 대량 수임하며 미국 변호사계에서 성공가도를 달렸다. 박근혜 정부 시절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이 미국소송에 휘말렸을 때, 윤창중과 일면식도 없던 김석한이 무료소송을 자처하고 나선 것도 그 같은 이유 때문으로 보인다.

법원은 MB가 삼성 대납사실을 2008년 3월경에 김백준과 김석한으로부터 보고받았다고 판단했지만, 그 판단이 잘못됐다는 사실 역시 이전 글에서 설명했다. 검찰이 증거로 제출한 다스 서류 ‘전언통신 내용 정리보고’ 문건에 의하면 2009년 9월까지도 다스와 김백준은 삼성 대납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 검찰이 증거로 제출한 전언통신 내용 정리 보고 中 일부 발췌.ⓒ자료=저자 제공

검찰 수사자료와 김백준 진술을 종합해 보면, 김백준이 삼성의 다스 소송비 대납 사실을 알게 된 것은 2009년 10월 16일께로 추정된다. 김석한이 다스 소송비를 삼성에 청구하기 시작한지 무려 2년이나 지난 시점이다.

2년 동안이나 에이킨검프의 다스 소송비용을 삼성에게 청구했던 사실을 숨겨왔던 김석한이, 이날(2009년 10월 16일) 김백준에게 그 사실을 털어놓은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김석한은 그동안 다스 소송비용을 삼성전자 미국법인(SEA)에 실비로 청구해 받아왔다. ▲에이킨검프 실무 변호사들이 다스 소송비용을 청구하는 인보이스를 김석한에게 올리면, ▲김석한은 인보이스에서 ‘다스 소송’이라는 내용을 삭제한 후, ▲마치 삼성 소송인 것처럼 속여 삼성전자 미국법인에 인보이스를 제출해 돈을 받아내는 방식을 사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사실은 삼성전자 미국법인에서 발견된 에이킨검프 인보이스와 에이킨검프에서 나온 같은 인보이스를 비교해 보면 짐작할 수 있다.


▲ 에이킨검프(위)와 삼성전자(아래)에서 발견된 인보이스. 
삼성전자 인보이스에는 'Re: DAS CORPORATION'(빨간색)이 빠져있다.ⓒ자료=저자 제공

위의 두 인보이스는 2010년 11월 29일 발행된 것으로 같은 인보이스다. 그런데 에이킨검프에서 발견된 인보이스의 경우 빨간색으로 표기한 ‘Re: DAS CORPORATION'이란 내용이 적혀있는 반면, 삼성전자에서 발견된 인보이스에는 해당내용이 지워져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다스 소송을 담당한 실무변호사들이 ‘Re: DAS CORPORATION’라는 내용이 기재된 인보이스를 작성해 김석한에게 소송비용을 청구하면, 김석한은 다스 소송임을 나타내는 이 내용을 지우고 삼성소송처럼 가장해 삼성전자 미국법인에 청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김석한은 이 같은 방식으로 다스 소송비용을 삼성전자 미국법인으로부터 실비로 지급받는 한편, 그와는 별도로 삼성전자 본사와 ‘프로젝트M'이라는 계약을 체결하고 매월 12만5000달러씩을 삼성전자로부터 에이킨검프로 송금 받았다.

이 같은 거래가 가능했던 이유는 김석한이 이학수와 오랜 친분을 가지고 있고, 또한 이학수가 검찰조사에서 진술했듯이 실무자들에게 “김석한이 인보이스를 가져오면 너무 빡빡하게 하지 말고 잘 해줘라”라고 지시를 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2010년 10월경 김OO이 삼성전자 법무팀장으로 오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당시 이학수는 삼성전자 고문에서 삼성물산 고문으로 발령 나면서 삼성전자에서 영향력이 떨어지던 시기였다.

이 같은 상황에서 새로 법무팀장으로 온 김OO는 이전과 다르게 김석한과의 거래내역을 꼼꼼히 살피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삼성전자 본사로부터 ‘프로젝트M'이라는 명목으로 받던 월 12만5000달러씩 받던 자문료가 삭감될 위기에 처해진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김석한은 2009년 10월 김백준을 찾아와 도움을 요청한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은 김백준의 검찰진술에 나타나 있다.


▲ 2018년 2월 3일 김백준의 검찰 진술 내용 중 일부.ⓒ자료=저자 제공

위의 내용처럼 김백준은 김석한이 MB와 만난 자리에서 “김OO가 삼성 법무팀장으로 오면서 삼성 일이 많이 줄었다”며 “김석한이 다스 미국소송을 해 줄 테니 에이킨검프가 삼성의 해외 소송을 많이 맡도록 밀어달라”고 했다고 진술했다.

김백준의 이 진술은 시기가 뒤엉킨 거짓진술임을 쉽게 알 수 있다. 에이킨검프가 다스 미국소송을 맡게 된 것은 2007년이고, 김OO가 삼성 법무팀장으로 오게 된 것은 2009년이다. 김OO가 법무팀장으로 와서 에이킨검프가 다스 소송을 맡았다는 것은 앞뒤가 뒤 바뀐 거짓진술이다.

하지만 김백준의 이 진술을 통해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은 있다. 2009년 김OO이 삼성의 새 법무팀장으로 오면서 김석한의 비즈니스에 차질이 발생했다는 점이다. 그로 인해 김석한은 삼성이 다스 소송비용을 대납한지 2년이 지난 시점에 김백준을 찾아가 도움을 요청한 것이다.

김백준은 김석한을 만난 후 <VIP 보고사항>이라는 문건을 작성한다. 김석한과의 면담일시가 2009년 10월 16일로 명시된 이 문건의 기타 보고사항 항목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적혀있다.


▲ 김백준이 김석한을 만난 후 작성한 'VIP 보고사항' 문건 내용. 
이 문건은 재판과정에서 허위로 밝혀졌다.ⓒ자료=저자 제공

이 문건은 검찰이 영포빌딩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발견됐다. 필기체로 된 부분은 김백준이 수기로 쓴 내용으로, 김백준이 가지고 있다가 발견된 문건이다. 김백준은 이 문건과 관련해 검찰진술에서 “이 서류가 어떻게 작성되고 보고되었는지 구체적으로 기억이 잘 안 난다”고 진술했다.

이 문건의 내용이 허위임은 재판과정에서 밝혀졌다. 이 문건에는 다스 미국소송의 비용조달을 월 12만5000달러의 자문료(Retainer)로 조달하며, 이 자문료는 삼성전자 미국법인에 청구(Charge to S.G A/C)한다고 되어 있다. 그런데 검찰수사 과정에서 12만5000달러의 자문료는 삼성전자 미국법인이 아닌 본사에서 지급되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또한 재판과정에서 다스 소송비용이 월정액 12만5000달러의 자문료에서 조달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위에 설명한 것처럼 다스 소송을 나타내는 내용을 지우는 방식으로 허위 인보이스를 발행해 삼성전자 미국법인에서 청구하여 받아낸 것이다.

즉 김석한은 김백준을 만나 거짓말을 한 것이다. 그 이유가 새로온 삼성 법무팀장 김OO으로 인해 김석한의 비즈니스에 차질이 발생했기 때문이란 사실은, 노란 형광펜으로 표기한 수기 기재사항 즉 ’김OO(삼성전자 법무실장)관계악화‘라는 내용에서 짐작할 수 있다.

상식적으로 생각할 때, 검찰 주장이나 사법부 판단처럼 삼성이 MB에게 뇌물을 준 것이라면, 뇌물을 주는 사실을 2년간이나 MB에게 숨길 이유는 없다. 즉 삼성의 다스 소송비 대납은 MB에 대한 뇌물이 아니라 김석한의 비즈니스 차원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것이다.

이처럼 허위로 작성된 문건을 근거로 검찰이 무리하게 증거를 만드는 과정에서, 앞뒤가 전혀 맞지 않은 이해할 수 없는 관련자들의 증언이 나온 것으로 판단된다. 

-계속-

<뉴데일리>에 기고한 글입니다.
http://www.newdaily.co.kr/site/data/html/2021/03/02/202103020004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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