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생각나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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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시장의 서울숲 개장관리자 | 2017.06.17 | N0.25


▲ 서울숲 개장이 12주년을 맞았다. 아직은 청계천 복원이나 대중교통 개혁만큼 널리 알려져 있지 않지만, 나무가 자라 장대한 숲을 이루게 되면 ‘서울의 센트럴파크’로서 서울숲은 청계천을 능가하는 명소가 될 것이다.


12년 전 오늘은 서울시 성동구 뚝섬에 서울숲이 개원한 날입니다. 

뚝섬은 한강 북쪽 기슭의 범람원 지역이었습니다. 조선시대 군대를 사열하거나 출병할 때 이 곳에서 둑기(纛旗: 軍神인 치우를 상징하는 깃발)를 세우고, 둑제(纛祭)를 지냈는데요. 평소에는 섬이 아니지만 홍수가 날 때마다 물길이 생겨 일시적으로 섬이 되는 바람에 「뚝섬」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합니다.

원래 뚝섬에는 경마장과 골프장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1989년 과천경마장이 개장하면서 뚝섬경마장은 문을 닫게 되었죠. 골프장도 1994년 문을 닫으면서 서울시는 뚝섬에 상가와 주거지역을 조성하는 대규모 개발계획을 세웠습니다. 당시만 해도 산업화 시대의 끝자락으로, 관행처럼 내려진 결정이었습니다.

그러나 2002년 취임한 이명박 서울시장은 생각이 달랐습니다. 이명박 시장은 대한민국이 산업화를 넘어 선진화로 가야 할 때라고 생각했습니다. 산업화는 과거 우리나라의 발전에 크게 기여했지만, 미래의 발전까지 담보할 수는 없었습니다. 글로벌 시대의 특징은 환경과 문화가 자원이 된다는 것입니다.

이명박 시장은 기존의 뚝섬 개발 계획을 취소하고 녹지를 조성하는 방안을 강구합니다. 하지만 어려움이 컸습니다. 지금이야 도심 속 녹지개발이 당연시 받아들여지지만 그 때는 생소한 일이었습니다. 전임 시장이 세워놓은 계획을 백지화하는 데는 큰 부담이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기존계획대로 뚝섬을 개발하면 5조원이 넘는 서울시 재정이 확보될 수 있었는데요. 그것을 포기하는 일은 쉽지 않았죠.

고민하던 중 이명박 시장은 문득 한 가지 생각을 하게 됩니다. 뚝섬이 있는 서울 동북부는 낙후된 지역이었습니다. 부자동네인 강남과 이 지역의 차이가 무엇인지 생각했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강남에는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공원과 녹지가 잘 조성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경제적 가치와 환경적 가치가 함께 갈 수는 없는 것일까? 당장은 손해처럼 보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환경적 가치가 높아지면 결국 경제적 가치도 높아지지 않을까? 그리고 그 혜택은 서울시 재정은 물론이고 지역주민들과 서울시민들에게도 경제적 가치 증대로 고스란히 돌아가지 않을까?’

그 동안 환경과 경제는 양립할 수 없다고 인식되어 왔습니다. 환경을 지키기 위해서는 경제를 포기해야 하고,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환경을 파괴해야 한다는 생각이 오랜 시간 동안 고착됐죠. 환경적 가치를 높임으로써 경제적 가치를 높인다는 생각은 당시로서는 혁신적이었습니다. 이러한 생각은 후일 국제사회의 의제가 된 ‘녹색성장(green growth)'의 모태가 됩니다.

결국 이명박 시장은 뚝섬에 녹지공간을 조성하기로 결단을 내립니다. 아름드리 나무들이 자라는 우거진 숲과 맑은 물이 흐르는 연못, 그리고 평화로운 잔디밭에서 가족들이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친환경적 생태공원을 계획하게 되었죠. 서울시는 곧 건설계획에 들어갔고, 2005년 6월 18일 마침내 서울숲이 개원했습니다.

서울숲이 생김으로써 서울은 비로소 친환경적 도시의 모양새를 갖췄습니다. 광화문에서 청계천과 중랑천을 거처 뚝섬에 이르는 그린 네트워크가 완성되었습니다. 서울 동북부 지역은 물론이고 서울시민 전체의 삶의 질도 향상이 되었고, 그로인해 서울의 경제적 가치도 높아졌습니다.

있는 그대로의 환경을 보존하는 것만이 환경보호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습니다. 만일 자연이 사람과 동떨어져 있다면 그들의 방식이 옳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좁은 국토에서 수많은 사람들과 어우러져 있다면 얘기가 다릅니다. 청계천이나 서울숲처럼 적극적인 개선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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