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HOME > 함께 만드는 이슈 > 칼럼
'도덕성 코스프레'라는 덫최중경 | 2020.06.15 | N0.449
시민단체들 도덕성 내세워
정치적 영향력 키웠는데
문제 터지자 말바꿔 억지논리
정치권 가세해 위선 더해
결국 사회의 기본가치 훼손


도덕성은 사회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필요한 가치이지만 객관적인 측정 기준이 없어 주관적 관점이 개입되고 사람에 따라 의견이 다를 소지가 있다. 정치권에서는 도덕성 논의가 정쟁수단으로 악용되어 왔다. 같은 사안임에도 제 식구는 감싸고 남의 식구는 헐뜯는 억지와 논리 왜곡으로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정치게임이 존재하는 이유는 도덕성 판단을 위한 객관적 잣대가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도덕적으로 나무랄 데 없고 능력도 출중한 정치인을 원한다.

도덕성과 능력이 조화를 이루는 것이 이상적인 선택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회 청문회가 열리거나 부패사건이 터지면 내 편은 무조건 옳고 남의 편은 무조건 틀렸다는 억지와 생떼로 나라가 시끄럽다. 이제 국민은 피곤함을 넘어서 인내의 한계에 다다랐다고 보아야 한다. 울화통을 터뜨리며 건강을 해치고 싶지 않아 TV 뉴스를 보지 않는 국민이 늘고 있다. 머지않아 무소속 서울시장이 탄생할 것이고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같은 무소속 후보가 혜성같이 나타나 국민의 마음을 사로잡을 날도 가까이 왔다고 본다. 정치권은 심각하게 반성해야 한다. 국민의 지적 수준을 낮게 보는 오만방자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도덕성 이슈를 두고 벌이는 정치권의 공방전을 보면 무조건 우기기, 불리하면 말 바꾸기, 우선 터트리고 보기, 내 편이라 옳다는 식의 이중잣대,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라는 식의 무지, 반대로 덮어씌우는 적반하장, 자기 유리할 대로만 해석하는 아전인수 등 자라나는 세대가 보고 무엇을 배울지 걱정이다. 나라와 민족을 위해서 헌신 봉사한다는 정치권이 나라와 민족의 건강한 앞날을 위해 가장 필수적인 `기본 가치체계의 정립`을 마구 흔들어대고 있다. 정의, 공정성, 일관성, 정직성, 봉사, 헌신 등 이 사회를 건강하게 지키는 기본 가치개념을 보호하고 가꿔나가야 할 정치권이 오히려 개념을 오염시키고 있다. 내 편이라서 막무가내로 감싸는 억지가 정의이고 자기 편한 대로 말을 바꾸는 것이 일관성이라면 나라가 제대로 굴러갈 수 있는가? 

이제 이 나라 정치권과 NGO시민단체의 행동양식을 근본적으로 바꿀 때가 되었다. 도덕성 코스프레를 중단시켜야 한다. 도덕성 코스프레로 힘을 얻은 자가 스스로 치명적인 도덕성 논란을 초래하는 사례들을 목격하면서 도덕성에 관한 한 차선책 추구가 최선책 추구보다 현실적일 뿐 아니라 우월한 선택임을 확신하게 된다. 정치권과 NGO시민단체에서 도덕성을 다루는 방식의 차선책은 무엇인가? 정치권과 NGO시민단체에서 더 이상 도덕성을 논하지 말고 적법성만 논하라는 것이다. 적법성 범위 내에서 국가와 민족이 융성하는 비전을 제시하고 실천하는 능력을 정치인 평가의 유일한 잣대로 삼아야 한다. 적법성은 객관적 판단이 가능하다. 실정법 규정이 구체적으로 존재하고 실정법 위반 여부에 관하여 사법기구에 의한 공개적 논의가 보장되기 때문이다. 정치에서 적법성 이상을 논하지 말아야 이 나라 정치가 제대로 돌아가서 경제의 지속성장에 기여하고 정의, 공정성, 일관성, 정직성, 봉사, 헌신 등 기본 가치개념의 왜곡을 막아 사회의 건전한 발전을 확보하게 된다. 

정치권은 도덕과잉이 불러온 적폐에 대해 스스로 되돌아보고 자기 개혁에 나서야 한다.

정치권이 스스로 개혁에 나서지 않는다면 국민이 직접 나서서 개혁을 실행해야 한다. 가장 확실한 개혁 방법은 선거를 통해 `도덕과잉으로 도덕이 무너지고 정치가 희화화되는 모순`에 직면한 정치권의 대대적인 정화에 나서는 것이다. 도덕성 코스프레가 정치적 영향력을 획득하는 수단이 되는 위선은 어떤 논리로도 정당화되어서는 안 된다. 정치적 영향력은 국가와 민족의 융성을 확보하는 비전을 제시하고 실천하는 능력에서만 비롯되어야 한다. 

최중경 공인회계사회장

<매일경제>에 기고한 글입니다.
https://www.mk.co.kr/opinion/contributors/view/2020/06/608976/

  • facebook
  • twitter
댓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