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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체성 결정할 4·15 총선최중경 | 2020.04.06 | N0.442
경제가 어려워지면 집권세력을 탓하게 된다. 정치의 목적은 예나 지금이나 국민을 잘살게 해주는 데 있다. 근대경제학이 태동되던 17세기에 경제학이 정치산술(Political Arithmetic)이라고 불린 것도 정치와 경제가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는 증거다. 아칸소 주지사를 지낸 무명의 빌 클린턴은 1992년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문제는 경제야, 바보야.(It`s the economy, stupid.)"라는 선거구호를 내걸었다.

이라크전쟁 승리로 재선을 기대했던 조지 H W 부시 대통령이 자리를 내주었는데 깜짝 승리처럼 보이지만 정치와 경제의 연관성을 생각하면 놀라운 일이 아니다. 정치와 경제를 별개로 생각하는 국민이 적지 않지만 정치와 경제는 동전의 앞뒤와 같아서 따로 움직일 수 없다. 정치학에서 사회주의, 자본주의와 같은 이념을 복잡 난해하게 설명하지만, 요약하면 `어떻게 생산해서 어떻게 분배하느냐`에 관련된 경제체제를 논하는 것이다. 생산수단을 국유화하고 생산물을 정부가 배급해 주면 사회주의이고, 생산수단을 사유화하고 자유시장의 가격기능에 의해 생산물이 분배되면 자본주의인 것이다. 공산주의는 사회주의를 실현하는 과정을 민주적 절차에 맡기지 않고 폭력혁명으로 실현하려는 급진적 사회주의를 말한다. 

한 원로 정치인은 "국민 여러분, 살림살이 많이 나아지셨습니까?"라는 멘트를 시작으로 메시지를 전하곤 했다. 살림살이를 늘려주지 못했거나 줄였다면 투표를 통해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는 뜻이다. 민주정치의 중심인 국회는 국민을 배부르고 등 따뜻하게 해줄 책무가 있다. 4·15 총선에서 유권자들은 어느 정당의 경제정책이 살림살이를 넉넉하게 할 것인지 따져보아야 한다. 총선에서 선출된 국회의원의 임무가 입법 활동이니까 경제정책에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 생각하면 안 된다. 사회주의 개헌을 추진해 자유시장경제를 송두리째 부정할 수도 있고, 반대로 법률을 제정해 문재인 정권의 사회주의 성향 경제정책을 견제할 수도 있다. 국회의원은 국정감사, 국정조사 권한과 함께 정부 규정 심사 권한이 있어 경제 관료에게 영향력을 행사한다. 

문재인 정권이 채택한 소득주도성장, 경직적인 주 52시간 근무제와 같은 사회주의 성향 경제정책이 실패해 민간 부문과 청장년층 일자리가 줄었고 자영업자들이 폐업으로 내몰렸다. 그런데도 여당 원내대표는 사회주의 성향 경제정책에 대한 반성 없이 개헌을 통해 더욱 매진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선의와 감성으로 포장된 사회주의 성향 경제정책과 촛불민심으로 치장된 일방적 선전에 넘어간 국민이라 별 수 없이 또 넘어갈 거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 베트남 같은 사회주의 국가들조차 자유시장경제를 적극 받아들이고 있는데 자유시장경제와 더 먼 거리를 두려는 집권세력의 의도가 무엇인지 의심스럽다. 

코로나19로 어수선한 가운데 치르는 4·15 총선은 예사로운 선거가 아니라 국가 정체성을 결정하는 선거다. 코로나19에 제대로 대응하는지, 가라앉는 경제와 민생을 어찌 추스를 건지가 총선의 쟁점이 아니다. 나라다운 나라들이 추구하는 자유시장경제를 지킬 것인지, 이미 폐품이 되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사회주의경제로 홀로 뛰어들 것인지 결정하는 선거다.

문재인 정권은 출범 직후부터 사회주의 냄새가 짙게 풍기는 개헌을 추진했고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공들인 4·15 총선 승리를 D데이로 잡고 있다. 인물 중심, 지역 중심이 아니라 정당의 이념과 경제정책을 중심으로 투표권을 행사해야 하는 이유이다. 

그래서 경건한 마음으로 옷깃을 여미며 묻고 싶다. "유권자 여러분, 지난 3년 동안 살림살이 많이 나아지셨습니까? 4·15 총선이 끝나고 사회주의경제체제가 들어서면 살림살이 많이 나아지실 것 같습니까?" 

최중경 공인회계사회장

<매일경제>에 기고한 글입니다.
https://www.mk.co.kr/opinion/contributors/view/2020/04/354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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