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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 발효 5주년을 맞아...관리자 | 2017.03.15 | N0.19

“때로는 손해를 보더라도 큰일을 결단하는 것이 정치인이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한·미 FTA가 발효되더라도 내 임기 동안 얻을 수 있는 실적은 없습니다. 그러나 이 것이 옳은 길이기 때문에 나는 정치적 손실을 무릅쓰고 추진하는 것입니다.”


2011년 11월 15일, 국회를 찾은 이명박 대통령이 야당 지도부에게 한 말입니다. 그러나 대통령의 설득에도 불구하고 야당은 끝내 한·미 FTA 국회비준을 거부했습니다. 일주일 뒤 비준안이 통과되는 국회본회의장은 그야말로 난장판이었습니다. 민주노동당의 한 의원이 국회 단상에 최루탄을 투척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까지 벌어졌죠.


예상대로 이명박 대통령은 야권의 격렬한 정치적 공세에 직면했습니다. ‘한·미 FTA가 을사늑약’이라는 주장부터, ‘국익을 팔아먹었다’는 비난까지 받아야 했습니다. 임기 말 대통령의 지지율은 추락했고 이명박 정부의 국정동력도 약화됐습니다.


수많은 비난과 반대 속에 2012년 3월 15일, 한·미 FTA가 발효됐습니다. 그리고 5년이 지났습니다. 야권의 주장처럼 광우병이 창궐하지도 않았습니다. 미국산 농축산물 수입도 FTA 이전보다 오히려 1.7% 줄었습니다. 의료비와 물가가 폭등하지도 않았고, ISD로 인해 대한민국이 미국기업의 소송천국으로 전락하지도 않았습니다.


지난 5년간 대미 무역흑자는 두 배로 늘면서 이제는 미국이 오히려 한·미 FTA를 재협상하자고 나서는 판입니다. 그러나 그 내용을 자세히 따지고 보면 미국도 마냥 손해만 보고 있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세계 경제침체로 교역량이 주는 와중에도 한·미 양국의 교역량은 1.7% 늘었습니다. 그만큼 양국 모두의 일자리가 늘었다는 의미입니다. 상품 수지는 우리가 흑자이지만 서비스 수지는 미국이 흑자를 보고 있습니다. ‘자발적 교역엔 오직 승자만 있을 뿐’이라는 경제학적 진리가 다시 증명된 셈입니다.


자유무역기조가 퇴보하고 보호무역이 대두되고 있다는 점에서 작금의 경제 환경은 이명박 정부 초기와 비슷합니다. 트럼프와 마찬가지로 당시 취임한 오바마도 한·미 FTA를 반대하고 보호무역으로 회귀하고 있었습니다.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 특성상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국제사회에 ‘보호무역주의 동결(stand still)'을 제안했습니다. 오바마를 만나 한·미 FTA의 필요성을 역설했습니다. 대통령과 외교·통상 관계자들의 피나는 노력 끝에 마침내 미국을 비롯한 각국 정상들의 지지를 이끌어 낼 수 있었습니다.


미국과 EU 외에도 중국, 인도, 아세안, 호주, 캐나다 등 수많은 나라들과 FTA를 타결하거나 추진하면서, 대한민국은 국제사회에서 보호무역 확산 방지의 '롤모델(role model)'이 되었습니다. 그 힘을 바탕으로 글로벌금융위기라는 전대미문의 위기 속에서도 무역 1조 달러를 달성하고 세계 7대 수출대국으로 우뚝 섰습니다.


통상대국의 꿈을 현실화시켜 나가던 이명박 정부의 가장 큰 걸림돌은 국내정치였습니다. 국제사회의 합의를 이끌어냈던 이명박 대통령도 국내정치를 설득하지는 못했습니다. 당리당략을 앞세운 정치권이 시민사회를 선동하면서 우리사회는 극심한 혼란에 빠져야 했습니다. 다시 한 번 똑 같은 우(愚)를 범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우리가 가야 할 길은 이미 정해져 있습니다. 다만 ‘옳은 길이라면 정치적 손실을 무릅쓰고 갈 수 있는 정치권의 용기와 자성’이 절실히 필요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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