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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이 정치에 휘둘려선 안 된다김도연 | 2020.07.16 | N0.454
코로나 종식 선언 이스라엘 위기 자초
미국 브라질은 정치적 판단에 질병 방임
스웨덴, 집단면역 여전히 기대하는 듯
외국 타산지석 삼아 대유행 대비해야… 
정치적 판단 빼고 전문가 의견 따르라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인류를 괴롭히고 있다. 바이러스가 유행한 지 반년 만에 전 세계 200여 국가에서 총 감염자 수가 1300만 명에 이르렀고 이로 인해 목숨을 잃은 희생자도 60만 명에 가깝다. 많은 전문가들이 2차 팬데믹, 즉 대유행이 올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각자의 건강은 물론 사회 안녕을 위해 우리 모두 경각심을 새롭게 가져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이 감염병의 확산은 교육과 종교 그리고 비즈니스 모임 같은 집단 활동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정부의 적절한 대처가 특히 중요한 이유다.

코로나19 방역에 있어 대한민국은 국제사회에서 상찬(賞讚)의 대상이다. 홍콩의 한 연구기관은 세계 여러 나라의 코로나 대처 능력을 질환 감지와 추적, 감염자 격리 그리고 종합적 의료체계 등을 평가해서 그 순위를 발표하고 있다. 4월 기준 1위는 이스라엘, 2위는 독일 그리고 3위는 대한민국이었다. 이스라엘은 바이러스 확산 초기에 이를 막기 위해 우리 관광객들을 자국 부담으로 되돌려 보내기까지 했을 만큼 방역을 철저히 했던 국가다. 

독일은 현재까지 확진자 20만 명 그리고 사망자는 1만 명에 가까워 5% 정도의 치명률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는 같은 유럽 국가인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세 나라의 치명률 평균인 15%와 비교해 현저히 낮다. 그만큼 독일의 전반적 의료체계가 우수함을 증명하는 것이다. 이에 비해 우리는 1만3000여 명의 확진자에 사망은 300명 미만, 즉 치명률이 2% 정도이다. 이는 당연히 세계로부터 주목받을 성과다.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 두기 등에 국민 모두가 협력했고 이와 더불어 우수한 의료진의 헌신적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앞선 정보기술(IT)을 이용한 감염자 동선 추적도 큰 역할을 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그런데 2차 대유행의 조짐이 가장 먼저 생긴 곳은 역설적이게도 방역을 가장 잘하고 있었던 이스라엘이다. 올 4월 말, 이스라엘의 하루 신규 확진자는 한 자릿수에 머물렀고, 이에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5월 4일 공식적으로 코로나19 종식을 선언했다. 세계가 이스라엘 방역 시스템을 배워야 한다고 자랑하면서 학교와 종교시설 식당 등을 전면 개방했다. 정부의 방역책임자는 이 조치에 반대해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에 대해 뇌물 혐의로 기소되어 있는 총리 자신의 정치적 난관 돌파를 위한 성급한 판단이라는 비판이 있었다. 그 후 이스라엘은 확진자가 하루 1000명 이상씩 나오고 있는 위기에 빠졌다. 사회 봉쇄가 다시 시작되었지만 이미 어려운 상황이 되고 말았다. 

바이러스 방역에 있어 우리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나가는 나라들도 제법 있다. 특히 스웨덴은 초기부터 특별한 사회 봉쇄 없이 결국은 집단면역을 통해 코로나바이러스를 극복한다는 정책으로 일관했다. 그러나 그 결과는 사실 참담하다. 인구 1000만 명의 스웨덴에서 이미 8만 명 가까운 확진자가 발생했고 사망도 5500건에 이르렀다. 이는 철저한 봉쇄를 택했던 이웃 노르웨이에 비해 인구 대비 10배 이상 높은 수치다. 7월에 접어들면서 정책 전환을 모색하고 있지만 그래도 2차 대유행이 왔을 때 가장 안전한 나라가 스웨덴일 것이라는 믿음은 계속 지니고 있는 듯하다. 

확진자가 300만 명을 훌쩍 넘은 미국이나 200만 명에 이르는 브라질은 어쩌면 또 다른 방임주의 국가들이다. 최근 들어 미국 대통령은 문을 열고 대면수업하는 학교만 지원하겠다고 했으며, 브라질 대통령은 본인의 코로나 감염도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주장했다. 두 사람 모두 질병 관리보다는 정치적 판단이 앞서는 듯싶다. 이런 측면에서 미국과 브라질의 사례는 방역 대책을 전적으로 전문가에게 맡기고 있는 스웨덴과는 근본이 다르다. 

그런데 인류는 이미 한껏 좁아진 세계에서 함께 살고 있다. 바이러스 방역은 한 국가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도 최근에는 하루 50명 내외 확진자가 다시 나오면서 재유행을 우려하는 상황인데 이 중 절반 정도는 해외로부터 유입된 경우다. 나라의 문을 완전히 닫을 수는 없기에 우리 사회 내부의 철저한 예방 및 질병 관리가 더욱 중요하다. 정부는 세계 각국의 방역 정책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질병에 대처해 국민 건강을 지키는 일에는 전문가 의견을 존중해야 한다. 정치적 판단은 절대 금물이다. 

김도연 객원논설위원·서울대 명예교수

<동아일보>에 기고한 글입니다.
https://www.donga.com/news/Opinion/article/all/20200716/1019907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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