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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개혁 제대로 하려면천영우 | 2017.08.10 | N0.267
이스라엘은 중장이 전군 지휘… 우리는 대장 1명 줄일 수 있나
軍주도 개혁 성공사례 없는 건 제살 도려내는 일이기 때문
예산도 3군간 나눠먹지 말고 다층적 미사일 방어망 구축하면 북핵 99% 막아낼 수 있다. 

문재인 정부의 국가안보 어젠다 가운데 북한 핵문제 다음으로 시급하고 어려운 과제가 국방개혁이다. 국내총생산(GDP)에서 국방비의 비중을 현재의 2.4%에서 2.9%로 늘리고 전시작전권을 조기에 환수하겠다는 공약에 이어 해군 출신 국방장관을 기용한 데서 대통령의 결연한 개혁 의지가 번뜩인다. 

그러나 국방개혁의 성패는 군 안팎의 조직적 저항을 극복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군이 주도해 국방개혁에 성공한 나라가 없는 이유는 제 살을 도려내는 일이기 때문이다. 과거의 국방개혁 시도가 용두사미로 끝난 이유와 이스라엘의 성공 사례에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 

국방개혁의 목표는 급변하는 안보 상황에서 현재와 미래의 위협에 기민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육해공군 전력을 통합적으로 운용해 작전의 효율성과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데 있다. 관료화되고 몸집이 무거운 행정군대를 전쟁할 수 있는 군대로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상부 지휘구조를 슬림화해 의사결정 과정을 단순화하고 전력구조를 최단시간 내에 북한의 위협을 제압할 수 있도록 재편하는 것이 관건이다. 

상부 지휘구조는 작전을 지휘 통제하는 군령(軍令)과 교육훈련, 군수지원, 행정 등을 관장하는 군정(軍政)으로 이원화돼 있으나 군령과 군정을 통합해 각 군의 작전사령관이 참모총장을 겸직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이원적 체제를 꼭 유지해야 한다면 군정개혁은 철저한 경영진단을 통해 3군 본부와 국방부를 통합해 업무의 중복과 비효율을 제거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 3군의 유사 기능은 과감히 통폐합하고 의료 군수 등 외부에 위탁할 수 있는 군정 업무는 아웃소싱해야 한다.

군령개혁의 요체는 합참의장을 국군 총사령관으로 개칭해 3군 작전부대에 대한 일사불란한 지휘권을 보장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합참의장에게 휘하 작전부대의 지휘관 임명 동의권과 해임권을 보장해야 한다. 합참의장의 군령이 사단장에게 도달하는 데 군사령부와 군단사령부를 거치는 복잡다단한 육군의 지휘구조도 정보통신 혁명이 가져온 네트워크중심 전쟁(NCW) 시대에 맞게 단순화할 필요가 있다.

상부 지휘구조 개편이 성공하려면 장군 정원의 대폭 감축이 불가피하다. 창군한 지 70년이 다 되도록 전시작전권 환수조차 머뭇거리는 우리 군에 대장 8명과 중장 35명을 포함한 400명이 넘는 장군이 있다. 4성 장군 정원을 한 명으로 줄여 합참의장만 대장으로 보임하고 장성 수를 절반 이하로 감축해도 전쟁 수행에 지장이 없을 것이다. 가장 자주 전쟁을 하는 이스라엘은 전군에 한 명밖에 없는 중장이 18만 육해공군을 지휘하지만 한 번도 패해 본 적이 없는 것을 보면 장성 수와 전쟁 수행 능력이 비례하지 않는 것은 틀림없다. 

전력구조의 근본 문제는 위협의 크기와 전력증강 우선순위 간의 괴리에 있다. 북한의 항공기나 탱크와 같은 대칭적 위협에는 과잉 중복 투자한 반면 핵미사일이나 장사정포 등 비대칭 위협을 막아내는 데는 투자를 소홀히 한 것이다. 비대칭 위협이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님에도 3군 간 나눠 먹기식 예산 배분과 각 군 내부의 복잡하게 얽힌 이해관계가 투자 우선순위를 왜곡해 왔다.  


향후 늘어날 전력증강 예산으로 북한의 군사 동향을 실시간 감시할 정찰자산을 대폭 확충하는 한편 핵미사일의 90% 이상을 발사준비 단계에서 제거할 자산과 함께 선제공격에서 놓친 미사일을 90% 이상 요격할 다층적 미사일 방어망을 구축하는 데 집중 투자하면 북한의 핵 사용을 99% 막아낼 능력을 갖출 수 있다. 북한의 장사정포 위협도 원천 봉쇄할 수단뿐 아니라 놓치는 포탄을 요격할 시스템도 조속히 완비해야 한다.  

이스라엘은 2001∼2015년 헤즈볼라 등 무장세력으로부터 1만8928발의 포격을 받았으나 사망자는 33명에 불과했다. 북한의 고정 진지에서 발사할 장사정포의 위협을 제거하는 것은 이스라엘이 신출귀몰하는 게릴라 부대의 포격을 막아내는 것보다는 쉬운 일이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빌미로 허세와 과대망상에 집착해 비싼 명품 무기 획득에 제한된 예산을 허비하는 만큼 비대칭 위협에 대응할 실질적 전력 확보는 늦어진다. 일정 시간 내에 북한의 표적을 파괴할 확률과 표적의 가치를 기준으로 가성비를 철저히 따져 실속 있는 투자를 해야 한다. 

국방개혁은 시대적 과제이고 그 성공 여부는 문재인 정부의 치적을 좌우할 것이다. 고정관념의 틀을 깨고 혁신에 소극적인 군의 의식을 바꾸고 집단이기주의를 극복해야 성공의 길이 열린다. 

천영우 객원논설위원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 

<동아일보>에 기고한 글입니다. 
http://news.donga.com/3/all/20170810/85761095/1#csidxc395b7d85b3241b9e502f83b3bc6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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