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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이명박 | 2017.12.27 | N0.146

그리스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기초노령연금도 마찬가지였다. 정치권에서 모든 노인을 대상으로 기초노령연금을 두 배로 올려주겠다고 호언하는 시기에, 1인당 국민소득 8만 달러가 넘고 국가 채무도 GDP 대비 55퍼센트 밖에 안 되는 노르웨이는 1963년 이후 출생자에 대해 기초연금제도를 폐지했다. 풍부한 석유자원으로 비축한 막대한 석유기금이 있지만 노령화 사회에 대비하는 것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복지국가 중 하나인 스웨덴은 1998년 모든 국민에게 지급하던 기초연금제도를 폐지하고 하위 40퍼센트의 저소득층 노인에게만 선별 지원하는 방식으로 바꾸었다. 1999년에는 연금제도도 개혁하여 연금급여 기준을 대폭 낮추는 한편, 주기적으로 연금기금의 지속 가능성을 점검해 필요하면 연금급여를 자동 삭감하는 장치까지 마련했다.

 

2001OECD는 한국에 대해 고령사회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위해 소득과 관계없이 모두에게 지급하는 보편적인 노령연금제도의 도입을 권고했다. 그러나 2012년에는 저소득층 노인에게만 선별적으로 지원하고 고소득층은 사적연금제도를 활용하라고 권고를 바꾸었다. 이처럼 우리 정치권의 무상복지 경쟁은 시대 조류나 세계적인 추세와도 어긋나는 것이었다.

 

여야가 무상복지 경쟁을 벌이던 20118, 그리스의 아테네대학 아리스티데스 하치스(Aristides Hatzis) 교수가 한국을 방문했다. 당시 그리스는 재정위기로 EU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한 상태였다. 하치스 교수는 강연에서 빠른 산업화와 민주화를 거쳐 정치권이 포퓰리즘에 빠져드는 한국의 모습이 그리스와 비슷하다절대로 한국은 그리스를 따라 하면 안 된다고 경고했다.

 

그리스는 1929년부터 1980년까지 연평균 경제성장률 5.2퍼센트를 기록하며 고속 성장을 거듭했다. 1인당 실질국민소득은 세계 최고 수준이었고, 국가 부채도 GDP 대비 23퍼센트에 불과한 우량국가였다.

 

그러나 1981년 진보정당인 사회당이 복지예산을 무리하게 늘리는 공약을 내걸어 선거에 승리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보수정당인 신민주당까지 뒤질세라 복지 경쟁을 벌였다. 그리스는 재정 피폐와 국가 부채 급상승으로 부도 위기에 빠졌다.

 

하치스 교수에 의하면, 그리스는 대학까지 무상교육을 실시한다고 하지만 학부모들은 EU의 어느 국가보다도 더 많은 교육비를 지출한다. 공교육의 질이 떨어지면서 이를 보충하고자 사교육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또한 무상의료를 실시하지만 의료비 지출 역시 EU 최고 수준이라고 했다. 병원들이 무성의하게 진료해 제대로 치료를 받으려면 의사와 간호사들에게 뇌물을 바쳐야 하고, 그로 인해 진료비 부담이 오히려 커진다는 것이다. 감기에 걸려도 뇌물 없이 진료를 받으려면 6개월을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퇴임 후인 201464일 치러진 지방선거에서도 일부 후보가 무상복지를 공약으로 내세워 걱정을 했다. 그러나 2010년이나 2011년처럼 국민의 호응을 얻지는 못했다. 우리 국민들은 무절제한 무상복지의 폐해에 대해 그리스보다 훨씬 빨리 경각심을 갖게 된 것 같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양면성을 가진 부동산정책

 

부동산 대책을 강구해야 합니다. 작년 9월 이후 주택 가격이 하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수도권은 4월 들어 하락세로 전환한 후 20주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그간 상승폭이 컸던 강남 등 인기 지역이 큰 하락폭을 보이고 있습니다.”

 

2010728, 청와대 본관 소회의실, 경제 관련 장관 및 청와대 수석들이 모여 부동산 문제를 논의하는 중이었다.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이 말했다. 정 장관은 전임 정부 때 천정부지로 올랐던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키는 데 큰 기여를 한 사람이다. 또한 4대강 사업을 각 부처, 지방자치단체, 시민사회단체, 전문가들과 협력하며 잡음 없이 추진하고자 노력했고, 그로 인해 많은 어려움을 당했지만 당당하게 잘 대처했다.

 

나는 정 장관을 불러 이렇게 당부했다. “그건 사실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올랐다 떨어지는 것 아니에요? 고소득층의 비싼 대형 아파트, 그것도 매매가 별로 없는 가운데 가격이 떨어진 거죠? 그걸 가지고 우리가 부동산정책을 다시 세우는 것은 바람직하지는 않다고 보는데요.”

 

산업화 이후 집값은 떨어질 줄 모르고 올라 주택은 본래의 용도인 주거가 아니라 재산 증식의 수단, 곧 투기의 대상이 됐다. 특히 우리 정부 출범 직전까지 몇 해 동안 강남 등 인기 지역의 주택 가격이 폭등하면서 강남불패라는 말까지 생겨났다.

 

주택 가격의 지나친 상승은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의 꿈을 앗아간다. 뿐만 아니라 경제 기반을 무너뜨리는 이른바 시스템 위기를 유발할 수 있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도 미국 부동산시장의 거품 붕괴에서 비롯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결과였다. 2011년 유럽 재정위기 때도 아일랜드, 스페인 등 많은 나라들이 비슷한 전철을 밟았다.

 

이에 따라 나는 취임 전부터 주택을 투기의 목적이 아닌 주거의 목적으로 되돌려놓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역대 정부가 주택시장 안정을 간과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러나 과거 주택정책들은 수요에 대한 규제 위주의 정책을 구사함으로써 시장을 왜곡시켜 오히려 주택 가격을 올리는 역효과를 내는 경우가 많았다.

 

따라서 나는 수요 규제보다 공급에 무게를 두는 시장 친화적 방식을 선택했다. 부동산정책을 시장 기능 정상화 및 도심 공급 확대에 중점을 두고 보금자리주택 등 공공주택을 싼 가격에 공급하고, 시장을 왜곡하는 규제를 줄이는 데 중점을 뒀다.

 

2009년 하반기부터 주택 가격의 상승폭은 눈에 띄게 줄었고, 2010년부터는 서울 강남 등 인기 지역을 중심으로 주택 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했다. 정부의 주택정책과 인구구조상의 요인이 함께 작용한 결과였다.

 

나는 이를 주택이 투기가 아닌 거주가 목적이라는 제자리를 찾아가는 바람직한 과정이라 생각했다. 주택 가격 안정은 정부의 목표인데, 대책을 강구하자는 말이 나오니 정 장관에게 되물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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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충웅 2017-12-27 04:25:59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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