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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기후기금 본부 유치에 나서다이명박 | 2017.11.27 | N0.133

녹색기후기금 본부 유치에 나서다

 

GGGIGTC 설립으로 녹색성장의 전략과 이를 뒷받침할 기술의 기반은 마련됐다. 궁극적으로 중요한 것은 이를 구현하기 위한 재원이었다. 저탄소 녹색경제사회로의 전환은 천문학적 재원을 필요로 하는 것이고, 이는 국제사회 전체의 참여를 필요로 하는 것이었다.

 

201012월 멕시코 칸쿤에서 열린 제16차 기후변화당사국총회(COP16)에서 녹색기후기금(GCF) 설립이 결정됐다. GCF는 온실가스 감축 등 개도국의 기후변화 대응 노력을 지원하기 위한 국제기금으로, 환경 분야의 월드뱅크라고 할 수 있으며, IMF에 버금가는 규모의 기금이 조성될 예정이다.

 

나는 201111월 대외경제장관회의를 통해 GCF를 한국에 유치하여 그린 트라이앵글을 완성하기로 결정하고, 12월 남아공 더반에서 열린 제17차 기후변화 당사국 총회에서 유영숙 환경부 장관을 통해 GCF 본부 유치 경쟁에 뛰어들 것을 선언했다.

 

GCF 유치전은 한국을 비롯해 독일, 스위스, 멕시코, 폴란드, 나미비아 6개국이 참여해 치열하게 전개됐다. 특히 독일은 우리가 꺾기 힘든 상대였다. 당초 상황은 우리에게 유리하지 않았다. 투표를 보름가량 앞둔 201210월 초, 나는 기획재정부와 외교통상부로부터 각각 상황을 보고받았다.

 

두 부처가 보고한 판세는 사실상 절대적 열세에 가까웠다. GCF 24개 이사국 중 최종적으로 13개국 이상의 지지를 확보해야 하는데 애매한 국가가 67개 있었다. 그중 대부분은 독일 쪽으로 기운 것으로 판단됐다. 정보기관에서도 기대를 접는 것이 좋겠다는 취지의 보고를 해왔다.

 

GCF 유치는 임기 말 마지막으로 세계적 강국과 벌이는 경쟁이었다. 당초 힘들다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그동안 친분을 쌓아온 정상 간 외교 채널을 모두 가동하기로 결심했다. 먼저 개도국을 결집시키는 것이 중요했다.

 

아프리카의 경우 이집트, 남아공, 베넹, DR콩고, 잠비아 5개국은 나미비아를 지지하고 있었다. 나미비아가 중도에 탈락한다 해도 아프리카는 전통적으로 유럽, 특히 독일에 우호적이었다.

 

마침 201210, ·아프리카 협력 주간을 계기로 마이클 사타 잠비아 대통령이 한국을 공식 방문했다. 나는 대부분의 국제기구가 미국과 유럽에 집중된 상황에서 개도국의 이익을 관철하기 위해서는 GCF를 한국에 둘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사타는 아직 최종 결정을 내리지는 않았지만, 한국의 역량에 대해 잘 알고 있다그걸 보고 지원한다면 잘못된 결정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나미비아가 중도에 탈락한다면 아프리카 국가들은 한국을 지지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낸 것이다.

 

다음은 중남미 국가였다. 멕시코, 콜롬비아, 벨리즈, 바베이도스 4개 이사국을 가진 중남미는 멕시코를 지지하고 있었다. 나는 이들 국가 정상들과 통화를 하여 한국의 지지를 호소했다. 펠리페 칼데론 멕시코 대통령은 통화에서 나를 아미고(amigo, 친구)’라고 칭하면서 멕시코가 중도에 탈락할 경우 멕시코는 물론 중남미 국가들이 한국을 지지하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후안 마누엘 산토스 콜롬비아 대통령은 당시 병원에 입원해 있었다. 몸이 아파 입원해 있는 사람에게 그런 부탁을 하기 곤란해 위로차 전화를 했다. 그러자 산토스는 내가 전화한 이유를 알아채고 이미 멕시코 지원을 약속했지만, 멕시코가 1차에서 탈락할 경우 한국을 지지하겠다고 했다.

 

미국과 아시아 국가들의 지지를 확고히 하는 것도 중요했다. 중국은 아시아에 국제기구가 유치되어야 한다는 한국의 입장에 동조, 공개적으로 한국을 지지하고 나섰다. 호주와 인도네시아도 한국을 지지하는 입장을 표명했다.

 

미국은 처음에는 입장 표명을 유보했으나 막바지에 이르러 녹색성장을 선도하는 한국이야말로 세계의 본보기라며 강력하게 한국을 옹호했다. 일본도 비공개를 전제로 한국을 지지했다.

 

마지막으로 남은 것은 유럽 국가들이었다. 유럽에 투표권을 가진 나라는 9개국에 달했다. 유럽 후보 국가들이 압도적으로 유리할 수밖에 없는 구도였다. 그러나 유럽에서는 독일과 스위스, 폴란드 3개 국가가 출마해 틈새가 있다고 판단됐다.

 

나는 유럽 정상들과도 통화에 나섰다. 조지아의 사카슈빌리 대통령은 20123월 핵안보정상회의 때 한국을 방문하여 일정을 3일이나 늦춰가며 나와 정상회담을 가진 일이 있었다. 당시의 교감을 생각해서 전화를 하자, 그는 이미 경쟁국에 지지서한을 보낸 상황인데도 입장을 바꿔 한국 지지로 돌아섰다.

 

 

 

 

절대 불리를 뒤집고

 

각국 정상들을 설득한 결과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막판까지 불안한 상황이었다. 외교관례로 볼 때 내게 지지 의사를 밝힌 국가 중 20퍼센트가량은 제외하고 봐야 안전했다. 비밀투표인 만큼 중복 지지 의사를 밝힌 국가들이 있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최종 판세를 분석한 결과 한 표만 더 확보한다면 승리를 확신할 수 있었다.

 

20121018, 투표를 이틀 앞두고 김상협 녹색성장기획관으로부터 절대 한국을 지지하지 않을 것으로 분류된 한 유럽 국가가 아직 정치적 결정을 내리지 않은 것 같다는 정보를 보고받았다.

 

나는 즉시 해당 국가 정상과 접촉에 나섰다. 설득 끝에 투표를 하루 앞둔 19일 오후, 그 정상으로부터 한국을 최종 지지하기로 했다는 확약을 받아냈다. 그로 인해 독일에게 패배할 것이라던 당초 예상을 뒤엎고 한국의 승세가 굳혀지는 믿기힘든 일이 벌어졌다.

 

투표를 하는 것은 각국 대표라는 점을 고려해 앞서 17일 나는 리셉션 현장에 직접 방문하여 각국 대표들에게 한국을 지지해줄 것을 호소하기도 했다. “헌옷이라도 얻어 입기 위해 구제물품을 타는 줄에 섰다가 일찍 동이 나는 바람에 받지 못했던 내가, 이제는 이렇게 여러분에게 GCF사무국 유치를 호소하는 자리에 섰습니다. 지금부터는 녹색성장을 통해 국제사회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나는 어린 시절의 일화를 각국 대표들에게 들려줬다. 많은 국가대표들은 뜨거운 박수를 보내주었고, 연설이 끝난 후 나와 악수를 청했다. 한 아프리카 대표는 마치 우리나라, 내 이야기를 듣는 것 같았다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내가 연설을 하는 동안 아프리카나 남미 국가 대표들이 우리 쪽으로 무게가 쏠리기 시작했다. 당연히 독일이 될 것이라고 믿었던 독일 대표들은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2010시부터 최저 득표 국가를 탈락시키는 방식으로 진행된 표결은 다섯 차례에 걸쳐 진행됐다. 예상대로 최종 결선에 오른 두 나라는 한국과 독일이었다.

 

대통령님, 대한민국이 해냈습니다.” 20121020, GCF 2차 이사회가 열린 인천 송도컨벤시아. 김상협 기획관은 끝내 말을 잊지 못했다. 24개 이사국 대표들의 투표 끝에 막판 대역전극을 펼치며 한국이 독일을 제치고 GCF 본부를 인천 송도에 유치한 것이다.

 

김 기획관은 녹색성장 비전을 수립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이날 이사회에도 먼저 참석해 상황을 지켜본 후 내게 낭보를 전한 것이다. 세계 최강국이며 특히 환경 분야에 있어서는 그 어떤 나라보다도 앞선 독일과 경쟁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았다. 이 결과를 놓고 유럽의 어느 국가 대표가 쿠데타가 발생했다고 표현했던 것도 무리가 아니다.

 

임기 중 독일과는 동계올림픽과 GCF 유치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했다. 그러나 메르켈 수상은 오히려 축하해주는 여유와 지혜를 보였다. 그가 국제사회에서 높이 평가받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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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리스트
  • 이충웅 2017-11-27 04:53:25 평안하시기 바랍니다 (아래 제가 찍은 각하 사진드립니다)^-^
  • 이충웅 2017-11-27 04:57:11 게룡대에서 첫 합동 임관식 할때 저의 막내가 소위 임관했습니다(ROTC49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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