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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자르바예프 카자흐 대통령 접견

이명박 전 대통령은 11일 시내 한 호텔에서 국빈방한 중인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을 만났습니다. 약 40분간 진행된 이날 접견에서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퇴임 후 다른 나라는 방문하면서 카자흐스탄은 방문하지 않았다며, 내년 6월로 예정돼 있는 카자흐스탄 아스타나 엑스포에 공식적으로 초청했습니다.또한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은 카자흐스탄 국민에게 한국에 의료관광을 더욱 많이 오도록 독려하고 있다고 밝히고, 카자흐스탄 발하쉬 화력발전소 프로젝트가 재개되었다는 소식도 전했습니다.발하쉬 화력발전소는 수주금액만 40억 달러가 넘는 대규모 사업으로, 2008년 카자흐스탄 측이 국제경쟁입찰에 붙이자 중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이 치열한 경쟁에 나섰습니다. 한국에서는 삼성물산과 한국전력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경쟁에 뛰어들었습니다.한전의 기술력 및 발전소 운영능력과 삼성물산의 협상력과 풍부한 건설경험을 바탕으로 2011년 8월 이 사업을 수주했습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과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의 깊은 우정과 관심이 뒷받침이 되었습니다.그러나 글로벌 저성장과 저유가 등으로 카자흐스탄 정부는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면서 지난 9월 사업이 중단되었는데요. 이날 이 사업이 재개되었다는 반가운 소식을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이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전한 것입니다.이명박 전 대통령 재임 중 두 정상은 거의 매년 양국을 상호 방문하며 두터운 우의를 다졌습니다. 특히 2009년 5월 이명박 전 대통령이 카자흐스탄을 방문했을 당시,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이 자신의 사저 사우나에 초대해 환대 하면서 언론은 ‘사우나 비즈니스’, ‘사우나 외교’ 등 신조어를 만들기도 했습니다.이날 회담에는 김성환 전외교통상부 장관, 김대기 전 정책실장이 배석했습니다. 카자흐스탄 측에서는 Erlan Idrissov 외교부장관, Nurlan Onzhanov 국제관계보좌관, Dulat Bakishev 주한카자흐스탄 대사가 배석했습니다.

2016-11-11

나자르바예프 카자흐 대통령 접견

이명박 前대통령, UAE 원전 ...

"국내 혼란해도 세계와 경쟁하는 한국기업 위축돼선 안 돼""성공적인 결실을 앞둔 UAE 원전을 직접 보니 감개무량"아랍에미리트(UAE)를 방문 중인 이명박 전 대통령이 26일 “어떤 일이 있어도 세계와 경쟁하는 한국기업이 위축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UAE 바라카의 한국형 원전 건설현장을 둘러본 이명박 전 대통령은 우리 근로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국내의 여러 혼란스러운 상황으로 해외에서 땀 흘리는 한국인 근로자들의 걱정이 많은 줄 안다”며 이 같이 격려했습니다.이어 “여러 가지 어려움을 극복하고 한국형 원전이 UAE에서 성공적 결실을 앞두고 있는 걸 직접 눈으로 확인하니 감개무량하다”며 “한국의 원전 기술력이 바라카 원전을 통해 세계적으로 평가를 받아 미래의 성장 동력으로 작용했으면 좋겠다”고 밝혔습니다.또한 열악한 환경에서도 구슬땀을 흘리는 우리 근로자들에게 “역경에 굴하지 않고 해외에서 한국 기술력을 몸으로 보여주고 있는 우리 근로자들에게 경의를 표한다”며 “여러분의 땀 한 방울이 곧 한국의 경쟁력이다. 긍지를 갖고 책임을 다 한 뒤 건강한 모습으로 귀국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바라카 원전은 역사상 처음으로 한국이 해외에 건설하는 원전입니다. 지난 2009년 12월 27일, 이명박 정부는 UAE 바라카에 한국형 원전 4기를 짓는 건설사업을 수주했는데요. 이로서 한국은 미국, 일본, 프랑스와 함께 4대 원전수출국이 됐습니다.원전수주 7년만인 지난달 20일에는 한국전력이 UAE  아부다비에서 에미리트원자력공사(ENEC)와 바라카 원전 운영사업에 대해 60년간 494억 달러(약 54조원) 규모의 투자계약을 체결하며 에너지 외교성과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이번 방문은 셰이크 모하마드 빈자예드 알나흐얀 아부다비 왕세제의 초청으로 25~27일 이루어졌는데요. 두 사람의 인연은 2009년 11월 전화통화로 시작됐습니다. UAE 원전 건설이 프랑스로 결정된 상황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참모들의 만류를 뿌리치고 끝까지 모하메드와 통화를 시도해 UAE 원전을 수주한 것은 잘 알려진 일화입니다.이명박 전 대통령과 모하메드 왕세제의 우정은 UAE 원전 이외에도 한국이 1970년대 일본에 이어 40년만의 철옹성을 뚫고 중동유전 개발에 참여하는 결실도 맺었는데요. 2011년 3월 한국석유공사와 GS에너지로 구성된 한국컨소시엄이 아부다비 국영석유회사(ADNOC)와 10억 배럴 이상 UAE 대형 유전 개발에 참여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습니다. 그 결과 지난해 5월 GS에너지가 UAE 유전 개발에 참여하여 40년간 약 8억 배럴(약 46조원)의 원유를 채굴하게 되었습니다. 아쉬운 것은 이명박 정부의 자원외교에 대한 정치권의 공세 속에 석유공사가 투자를 철회하면서 약 5억 배럴 이상의 원유를 포기한 것인데요. 석유공사는 투자 철회 이유로 저유가를 들었지만 전문가들은 “경쟁국들은 참여하지 못해 안달 난 사업을 제 발로 걷어찼다”며 안타까워했습니다.이번 UAE 방문에는 김성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과 맹형규 전 행정안전부 장관, 곽승준 전 미래기획위원장이 함께 했습니다.

2016-11-28

이명박 前대통령, UAE 원전 시찰

이명박 前대통령, 故김영삼 前대...

이명박 전 대통령이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 1주기를 하루 앞둔 21일 국립서울현충원의 김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했습니다.이명박 전 대통령은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김현철 고려대 지속발전연구소 연구교수와 악수를 나눈 후 “내일 날씨가 많이 추울 것 같다”며 “많은 사람들이 이런 상황에서 김영삼 대통령을 그리워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참배와 마친 후 이명박 전 대통령은 현 시국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참담한 심정”이라고 소회를 밝힌 후 “부끄럽고 부끄러운 일이 어떻게 일어날 수 있는지...... 시위에 나온 사람이나 나오지 않은 국민들도 똑 같은 심정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이번 사태의 해법을 묻는 질문에 “책임 있는 사람들이 국민의 뜻을 잘 받아줬으면 좋겠다”며 “그러나 이 나라는 선진국 문턱까지 왔고 또 민주주의 국가이기 때문에 가슴이 답답하지만 헌법적인 절차가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정치권에서 탄핵도 거론되고 있다는 기자의 질문에는 “그것도 헌법적 절차의 하나”라고 답했습니다. 이어 이명박 전 대통령은 “우리나라가 그 어떤 위기도 극복하고 여기까지 올라왔는데......”라고 말문을 흐린 뒤 “이 위기를 또 극복하고 나라가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이날 참배에는 류우익 전 대통령 실장, 정정길 전 대통령 실장, 하금렬 전 대통령 실장, 맹형규 전 행전안전부 장관,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 권도엽 전 국토해양부 장관, 권재진 전 법무부 장관, 김효재 전 청와대 정무수석,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 최시중 전 방송통신 위원장 등이 참석했습니다.

2016-11-21

이명박 前대통령, 故김영삼 前대통령 묘소 참배

"기업돈 10원 한 장 걷지...

“이명박 대통령은 미소금융재단을 만들 때 기업 돈을 10원 한 장이라도 받으면 안 된다고 했다.”미소금융재단의 초대 이사장을 지낸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21일 동아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 같은 사실을 밝혔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변호를 맡은 유영하 변호사의 잘못된 주장에 대한 반박인데요.앞서 20일 유 변호사는 해명자료를 통해 “역대정부에서도 국가 예산 투입이 어려울 경우 기업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출연으로 국민들에게 많은 혜택을 주는 공익사업을 진행한 사례가 많이 있지만 지금처럼 문제가 제기된 바는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그러면서 이명박 정부의 미소금융재단을 비롯해 역대 정부의 사업사례를 나열하고, 검찰의 미르재단 중간수사 결과에 대해 항변했습니다. 김경재 자유총연맹 회장도 19일 열린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박사모) 집회에 참가해 비슷한 주장을 했습니다.그러나 미소금융재단은 정부가 재단을 설립해 기업들로부터 자금을 모금한 미르재단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사례입니다. 주요기업과 은행들이 자체 내에 재단을 설립해 자율적으로 미소금융사업을 운영하는 방식이었기 때문입니다.미소금융재단은 삼성미소금융재단, SK미소금융재단, 현대차미소금융재단, LG미소금융재단, 하나미소금융재단, 우리미소금융재단, KB미소금융재단, 신한미소금융재단, IBK미소금융재단 등 기업별로 독자적으로 운영이 되고 있습니다. 정부가 운영하는 미소금융중앙재단은 일체 자금모금이나 각 재단의 운영에 관여하지 않습니다. 다만 각 재단이 필요로 하는 직원연수를 무료로 제공하고, 자원봉사요원을 연결시켜주는 등의 업무에만 국한하고 있습니다.이명박 전 대통령은 재임 중 대기업-중소기업 간의 공정거래질서를 확립하는 한편, 대기업이 중소기업 이하 소상공인들을 도울 수 있는 방안을 모색했습니다. 그것이 대기업의 이미지도 개선시키고 동반성장의 기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그러나 개발시대 대기업 CEO를 역임한 이명박 전 대통령은 정부가 공익을 내세워 기업으로부터 돈을 걷는 것이 어떤 문제가 있는지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미소금융재단을 만들면서도 그 같은 선택을 한 것입니다. 이외에도 전통시장을 살리기 위한 온누리 상품권 사업 활성화에도 대기업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였는데요. 이명박 정부의 공익사업의 특징은 이처럼 정부가 직접 사업을 운영하며 기업들로부터 돈을 걷는 방식이 아닌, 기업 스스로가 사업을 운영하는 방식이었습니다.한편 김경재 자유총연맹 회장은 21일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미소금융재단에 대해 오해를 했다며 본인의 잘못된 주장을 사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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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연평도 포격과 단호한 응징

북한의 연평도 포격과 단호한...

▲ 2012년 10월 18일 이명박 대통령이 연평도를 방문하여 북한의 포격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북방한계선에서 불과 3.4km 떨어진 연평도에 우리 대통령이 방문한 것은 이 때가 처음이다.2010년 북한의 연평도 포격 직후 긴박한 상황에 대해 미국의 전(前) 국방장관 로버트 게이츠는 자신의 회고록 ‘임무’(Duty)를 통해 다음과 같이 증언했습니다.“한국에서 보복을 계획했는데 군용기와 포화가 동원되는 등 과도하게 공격적이었다. 한반도에서 걷잡을 수 없는 긴장이 퍼질 것을 우려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마이크 멀린 합참의장 등이 한국과 지속적으로 통화 했다.”벌써 6년 전의 일인데요. 2010년 11월 23일, 북한이 연평도의 우리 해병대 기지와 민간인 마을을 포격했습니다. 보고를 받은 이명박 대통령은 즉각 안보관계장관회의를 소집하고 상황실로 내려갔습니다.그러나 국회에서 답변을 하느라 뒤늦게 도착한 국방장관은 ‘교전수칙’을 내세워 소극적이고 수세적인 군의 대응을 보고했습니다. 그리고 기자들의 성화에 몰린 청와대 대변인이, 회의에 참석한 군 출신 인사의 ‘확전자제’라는 개인적인 사견을 마치 대통령의 생각처럼 언론에 잘못 브리핑하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군에서는 ‘확전자제’가 전면전으로 번지지 않도록 상황을 통제하는 것을 의미하는 용어로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말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상황에서 적절한 메시지는 아니었습니다. 크게 진노한 이명박 대통령은 바로 합동참모본부 지휘통제실로 갔습니다. 민간인이 무차별 포격을 당하는 상황에서 교전수칙을 뛰어 넘는 응징을 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육해공군 모두를 동원해 몇 배의 화력으로 응징할 방안도 검토할 것을 합참에 지시했습니다.당시 합참의장이었던 한민구 장군은 2014년 6월 국방부 장관 후보자로 국회 청문회에서 그날 일과 관련 “이명박 대통령은 ‘민간인이 희생된 사건인 만큼 4~5배의 강력한 대응을 하라’는 지침을 내렸다”고 증언했습니다. 이후 상황은 게이츠의 증언처럼 긴박하게 돌아갔습니다. 미국뿐만 아니라 중국에서도 다이빙궈 국무위원을 급히 한국에 파견하여 한반도 긴장완화를 위한 중국의 입장을 전했습니다. 이에 이명박 대통령은 “중국 측에 우리 영토가 포격 받는 상황에서 군사적 대응을 하는 것은 주권국가로서 당연한 일”이라고 강조하고 “여기에는 그 누구도 개입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다이빙궈는 한 달 뒤 북한을 방문했습니다. 김정일을 만난 다이빙궈는 이명박 대통령의 뜻을 전하고 향후 또 다시 남북한 간 무력 충돌이 날 경우 중국은 북한을 돕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했습니다. 이후 이명박 대통령은 국방장관을 교체하고 교전수칙을 개정하는 한편, 중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서해에 미군의 항공모함 조지워싱턴 호가 들어오는 한·미연합훈련을 실시했습니다. 또한 12월에는 미국과 중국의 만류를 무릅쓰고 우리 군이 독자적으로 북한 측 NLL 지역에 포격을 가하는 연평도사격훈련을 실시했습니다.연평도 포격 사건으로 사망 2명, 중상 4명, 경상 12명 등 민간인을 포함한 총 18명의 사상자가 났습니다. 또한 이날 우리의 대응 사격으로 북한은 우리보다 훨씬 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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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북핵 위협 좌시 안 해… ‘전략적 인내’ 폐기될 것”

    “트럼프, 북핵 위협 좌시 ...

    “북한에 덜 친절하고 덜 자비로운 미국이 될 것이다. 핵과 미사일 개발에 대한 인내심도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다.” 지난 21일 서울 종로구 아산정책연구원에서 만난 천영우(64)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의 도널드 트럼프 미국 차기 행정부에 대한 진단이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이슬람국가(IS) 소탕전, 이란 핵 문제 해결에 집착한 사이 증대된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을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가 이끌 차기 미 행정부에서 방치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는 게 요지다. 그는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와 외교부 2차관,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등 외교안보 분야 요직을 두루 거쳤다. 전형적인 관료의 이미지가 굳어졌을 법도 한데 의외로 마음씨 좋은 동네아저씨 같은 소탈함이 대화 곳곳에서 묻어난다. 다음은 일문일답.  -트럼프 행정부의 한반도 정책에 큰 변화가 예상되는데.“대외정책은 국익이 좌우한다. 대통령이 국익을 어떻게 규정하는지에 따라 시각과 대하는 방법도 달라진다. 트럼프 당선자는 경제적 실익을 안보이익보다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 실용주의적 접근이다. 그래서 안보적 측면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같은 통상 분야에서 더 큰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한·미 FTA 폐기는 쉽지 않겠지만 개정하려는 시도는 할 것이다. 우리에게는 가장 큰 난제가 될 수도 있다.”-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을 전망한다면. “미국의 외교안보정책은 IS 대처 등 중동에 초점이 맞춰지겠지만 이란 핵 문제도 해결된 만큼 오바마 행정부 때보다는 북한에 더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에 대한 북한의 위협 정도가 대북정책을 결정하는 잣대가 될 것이다. 이러한 위협에 대한 인식은 북한이 만들어가고 있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은 수년 동안 커졌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이런 위협을 트럼프 행정부가 무시하고 가만히 보고만 있지는 않을 것 같다. 트럼프 행정부 내각이 ‘마초’ 기질이 농후한 강성 인사들로 채워질 개연성이 다분한 만큼 오바마 행정부의 기조였던 ‘전략적 인내’와 같은 어정쩡한 대북정책은 폐기될 것이다. 북한에 대해 인내심을 발휘하는 것을 처음부터 기대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다.” -처음에는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에 나설 법한데.“북한 당국과 미국 민간전문가의 접촉은 늘 있었다. 서로의 의중을 파악하는 데 필요하니까. 문제는 공식적인 접촉이다. 이건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얼마나 강력한 대북 제재를 하느냐에 따라 북·미 간 의미있는 접촉이 이뤄질 것이다. 대화의 조건이 더 중요하다.” 천영우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이 지난 21일 서울 종로구 아산정책연구원에서 가진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차기 미국 행정부의 한반도 정책 등 외교안보 현안에 대한 견해를 밝히고 있다. 서상배 선임기자-북·미 간 공식 접촉의 조건은 뭐라고 보는지. “북·미 협상과 6자회담에서는 두 가지 변수가 있다. 하나는 제재 강도와 효과다. 군수물자에 한정된 제재를 전면적인 제재로 확대하고, 북한과 교역하는 중국 기업도 제재하는 ‘세컨더리 보이콧’(secondary boycott)이 시행되면 북한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핵동결과 핵실험 중단 카드를 앞세운 평화공세일 것이다. 또 하나의 변수는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완성도다. 추가 핵실험이 필요없을 정도로 경량화·소형화를 달성하고 핵무기를 최소 수천㎞까지 운반하는 미사일 기술을 확보한다면 북한은 협상 테이블에 앉을 수 있다. 문제는 북한이 핵을 동결하고 추가 핵실험을 하지 않는 조건으로 대북 제재 해제와 평화협정 체결, 한·미 군사훈련 중단 등을 요구할 것이라는 점이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을 전후해 미국이 대북 선제타격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유엔 헌장 51조의 자위권을 근거로 행사할 수 있는 선제타격은 공격이 임박하고 다른 수단이 없다는 원칙을 지켜야 한다. 그런데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한다고 선제타격을 가하면 여러 가지 논란이 있을 수 있다. 북한 공격이 임박했다면 몰라도 국제법상 금지된 예방전쟁으로 비난받을 가능성도 있다. 쉽지 않은 선택이다.”-트럼프가 방위비 분담금 협상, 주한미군 철수 등 대선 공약을 이행할 가능성이 있을까. “방위비 분담금은 트럼프 당선자가 대선후보일 때 여러 차례 언급했다. 미국이 강도 높게 이 문제를 제기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 하지만 FTA 재협상에 비하면 방위비 분담금은 큰 이슈가 아니다. FTA는 몇 십조원짜리이지만 방위비분담금은 연간 1000억원을 더 내느냐 마느냐의 문제다. 한·미 동맹이 흔들릴 사안이 아니다. 맞서지 말고 미국이 쉽게 양보할 부분을 챙기면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다고 본다.”-국내에서는 독자적 핵무장 주장도 나오는데. “통상 다른 핵보유국은 핵을 통한 상호 억지력이 작동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반면 북한은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아도 무너질 수 있는 체제다. 따라서 북한은 김정은 체제가 위협받는 상황에 직면하면 핵무기를 사용해 체제 붕괴 가능성을 1%라도 낮추려 할 수 있다. 핵무기를 사용하는 대북 억지가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미군의 전술핵 재배치도 자체적인 핵무장도 도움이 안 된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하기 전에 북한 핵·미사일 기지를 제거할 타격수단이다. 국제사회의 제제를 받아가면서 핵개발을 할 필요는 없다.”-북한의 핵 개발 수준이 어느 정도라고 보는지. “북한이 사용 가능한 핵을 가졌느냐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지만 아직 가지지 못했다고 본다. 북한이 핵실험을 계속 하는 게 그 증거다. 핵실험보다 더욱 위험한 것은 핵실험을 하지 않는 것이다. 핵실험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소형화, 경량화를 달성했다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이 미사일 발사 실험을 계속한다면 핵탄두 소형화는 달성했으나 이를 운반할 중거리 미사일은 부족하다는 의미다.”-한·일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GSOMIA) 체결은 어떻게 보나.“오래전에 해야 했다. GSOMIA를 32개국과 체결했다고 하는데, 북한 정보를 갖고 있는 나라는 미국뿐이다. 과거에 우리를 침탈한 나라로부터 무엇을 얻을 수 있는가라는 인식이 있는데 현실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우리가 가장 취약한 부분이 대북정보다. 미국의 정찰자산을 총동원해도 우리가 알고 싶은 것의 10분의 1도 파악하기 힘들다. 그 공백을 일본이 상당 부분 메워줄 수 있다. 미국과 우리나라를 빼면 북한 정보를 가장 많이 보유한 나라는 일본이다. 우리가 수조원을 투입해야 확보할 수 있는 정보자산을 사실상 공동 사용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얻는다. 우리 돈을 아낄 수 있는 협정을 왜 그렇게 싫어하는지 알 수 없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로 중국과의 관계가 좋지 못한데.“중국이 반대하는 것은 우리에게는 이롭다는 뜻이다. 우리에게 좋을수록 중국은 강하게 반대한다. 사드의 주한미군 배치가 중국의 대북정책 변화를 강요하는 레버리지가 되는데 중국이 좋아할 리 있겠나. 중국이 ‘한국은 앞으로 중국의 전략적 이익을 해칠 일을 더 많이 하겠구나’라는 인식을 갖게 해야 중국의 대북정책을 바꿀 수 있다.” -최순실 파문이 정국을 뒤흔들고 있다. 청와대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한다고 보나. “시스템을 이용하는 사람의 문제다. 수석비서관으로부터 대면보고를 받지 않으면 굳이 수석비서관을 둘 필요가 없다. 대통령과 수석비서관은 실시간으로 소통해야 한다. 그래야 수석비서관들이 대통령 의중을 파악할 수 있다. 이명박정부에서는 매일 대통령과 독대했다. 독대를 마치고도 수차례 통화했다. 국가안보실장, 국가안보회의(NSC) 사무처장, 외교안보수석으로 구성된 청와대 외교안보라인도 비효율적이다. 책임과 권한이 불분명한 조직들이 병렬적으로 편성돼 외교안보라인의 통일된 의견 수렴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 -현 시국에서 정부가 취해야 할 외교안보정책은 무엇이라 보는가.“그런 것을 말하려면 내가 대통령급은 되어야 한다(웃음). 외교안보정책은 나라를 어떻게 지킬 것인가에 대한 문제다. 생존과 국익이 달린 것이다. 견해차는 있을 수 있어도 당리당략의 제물이 되어서는 안 된다. 임진왜란 이래 400여년 동안 안보를 남에게 의존하다 보니 나라를 지키는 전략에 대한 치열한 고민이 부족하다.” 정리=박수찬 기자 psc@segye.com 대담=박병진 군사전문기자 천영우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1952년 경남 밀양 출생 △부산대 불어불문학 △컬럼비아대 대학원 국제관계학 석사 △외무부 입부(제11회 외무고시·1977) △외교부 국제기구정책관(2002∼2003) △주유엔 주재 차석대사(2003∼2005) △외교부 외교정책실장(2005∼2006)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겸 6자회담 수석대표(2006∼2008) △주영국대사(2008∼2009) △외교부 제2차관(2009∼2010) △대통령실 외교안보수석비서관(2010∼2013)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2013∼) △아산정책연구원 고문(2014∼)<세계일보>에 게재된 인터뷰입니다.원본보기: http://www.segye.com/content/html/2016/11/29/20161129002632.html?OutUrl=na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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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정위기의 근본원인

    국정위기의 근본원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는 대선 기간중 자신을 가장 격렬하게 비난한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와 19일 회동했다. 미국언론들은 롬니를 가장 유력한 국무장관 후보로 꼽는다. 앞서 17일 트럼프는 경선 막판까지 경쟁했던 크르주 상원의원을 만났다. 크루즈는 전당대회에서 “양심에 따라 투표하라”며 트럼프 지지를 끝내 거부했던 인물이다. 또 경선 기간 자신을 비난했던 공화당의 신예 헤일리 사우스 캐롤라이나 주지사와도 접촉했다. 밀러 트럼프 인수위 대변인은 방송인터뷰에서 “트럼프 당선인은 ‘이들은 과거 경쟁자였다. 전에 우리와 정면충돌했다. 하지만 우리는 한 팀이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한국 정치에서는 상상하기도 힘들다. 누군가 이런 인재등용을 제안한다면 ‘정치를 모르는 이상주의자’라는 비아냥을 들을 일이 미국 정치에서는 보편적이다. 트럼프 뿐만 아니라 역대 미국 대통령은 정치적 반대자들을 발탁하는 것과 반대당 출신을 등용하는 것을 당연시 해 왔다. 경제, 외교, 국방같은 분야는 ‘내편 네편’이라는 개념이 없다.미국은 어떻게 이런 생각과 결정을 할 수 있을까. 미국의 지도자들은 물론 일반 유권자들도 정치와 정부가 단지 미국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자유와 청교도 정신으로 건국한 나라답게 세계에 기여하고 세계의 문제를 해결하는 역할을 부여받았다는 세계관을 갖고 있다.한국은 정반대다. 집권하면 반대당(야당) 인사들은 정부인사에서 우선 배제된다. 당내 경선기간중에 반대편에 섰던 사람들도 발탁대상에 오르지 못한다. 직전 정부 인사들도 대부분 제외된다. 여야가 바뀌어도 똑같이 되풀이 될 뿐 어떤 당이 집권을 해도 인재풀이 넓혀지는 경우가 없다. ‘내편이 아니라도 유능하고 꼭 필요하면 등용한다’는 생각 자체를 대통령이든 집권당이든 못한다.왜일까. 한국은 ‘우리나라가 세계에 기여한다거나 지구촌에 유익해야 한다’는 세계관이 형성돼 있지 않다. 세계관은 세계를 상대로 일을 해본 경험과 역사가 길어야 생성되는 것이다. 우리는 박정희 대통령이후 수출입국과 월남파병으로 밖으로 향한 발걸음을 내디뎠지만 그 또한 우리 자신의 먹거리를 밖에서 구한다는 경제욕구의 대외적 분출이었을 뿐이었다. 우리가 세계를 위해 구체적으로 일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9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개발원조위원회(DAC) 회원국이 되면서다. 이명박 정부의 녹색성장정책을 국제적인 공유정책으로 채택되게 한 것이 첫 경험이었다. 이렇듯 국제사회에 기여한 역사가 짧기 때문에 한국 정치지도자들의 뇌리에 세계적으로 기여하고 세계적인 문제를 관리할 수 있는 ‘세계일류 정부를 만들어야한다’는 개념이 별로 없는 것이다.박정희대통령 시절만 해도 일부 반체제 인사들을 제외하고 인재의 거의 80~90%를 가동했다면 민주화이후에는 반대당빼고, 당내 반대편(경선상대) 빼고, 지난 정부인사들까지 빼고 등용하다보니 인재풀이 작게는 전체의 8분1, 많아야 4분의 1선에 머물 수 밖에 없었다. 5000만 밖에 안되는 인구에 이렇게 작은 인재풀로 국가를 운영한 결과 미국은 물론 인재가동률이 높은 독일을 비롯한 서구선진국과 중국 등에 비해 국정위기가 잦은 것은 불가피한 것이다. 한국이 위기에서 벗어나는 길은 간단하다. 인재풀을 키우면 된다.이동우 경주세계문화엑스포 사무총장 전 언론인<경상일보>에 기고한 글입니다.원문보기: http://www.ksilbo.co.kr/news/articleView.html?idxno=566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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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통령의 위기를 나라의 기회로

    대통령의 위기를 나라의 기회...

    지난 12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일본을 방문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3시간 가까이 신칸센을 타고 회담했다. 인도가 건설하려는 고속철 1구간 505㎞를 수주한 데 이어, 나머지 구간에서도 신칸센 세일즈 외교에 나선 것이다. 하루 전 양국은 원자력협정을 체결해 일본 원전을 인도에 수출하는 길도 텄다.열흘 전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와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만찬 자리에서 노래방 기기를 틀어놓고 함께 팝송을 불러 화제가 됐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다음달 야마구치현에서 온천욕을 하며 양국 현안을 정리할 예정이라고 한다.이처럼 각국의 정상외교는 숨가쁜 총력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우리는 어떤가. 페루에서 막을 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 황교안 총리는 개최국 페루 대통령 외에 어떤 정상과도 따로 만나지 못한 채 초라한 귀국길에 올랐다. 두바이가 사업비 5조원을 투자하겠다며 인천시와 18개월 동안 추진하던 ‘검단스마트시티’ 사업이 며칠 전 끝내 무산됐다는 우울한 소식도 들렸다.현직 대통령이 피의자로 입건된 초유의 상황이다.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정국에 국민의 마음이 떠나버린 대통령과 어떤 외국 정상이 진지한 대화를 나누고자 할까. 이런 국면이 오래 가선 안 된다. 그런데도 대통령과 정치권은 수습을 도모하기는커녕 대치 상황으로 치닫는 것 같다. 우선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는 여전히 마음을 비우거나 기득권을 놓지 않으려 하는 듯하다. 물론 언론이 쏟아내는 온갖 의혹 가운데 몰랐거나 과장된 것도 있고, 그래서 억울한 점도 있을 터다. 또 자고 나면 말을 바꾸고 조건을 덧붙이는 야당들 태도가 얄밉기도 할 것이다.하지만 이런 사태를 초래한 주된 책임은 대통령과 여당에 있다. 특히 1차 사과는 거짓 해명으로 드러났고, 2차 사과 때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약속은 뒤늦은 변호사 선임 등으로 빛이 바랬다. 지금이라도 엄중한 민심을 거스르는 언동은 자제하고 순리를 따르기 바란다. 야당도 무책임하다. 반사이익과 역풍을 저울질하면서 난국을 즐기는 모습이다. 실체도 모호한 ‘2선 후퇴’니 책임총리를 내세우더니 최근엔 ‘조건 없는 퇴진’으로 비약했다. 자신들이 제의한 총리 추천을 팽개치고 영수회담을 뒤집는가 하면, “목숨만은 살려 주겠다”는 협박마저 등장했다. 혼외자 의혹을 감추려다 물러난 인물을 특별검사 후보로 거론한다는 대목에선 말문이 닫힌다.시간을 마냥 끌 수는 없다. 대통령과 정치권은 기득권, 반사이익과 당리당략을 모두 내려놓고 헌법 절차에 따라 질서 있게 난국을 수습할 절충점을 찾아야 한다. 수사 진전에 따라 대통령의 중대한 위법 사항이 확인되면 국회는 바로 탄핵소추에 나서야 한다. 아울러 대통령의 위기를 나라 발전의 기회로 바꿔야 한다. 오늘의 혼란은 새 시대를 여는 진통이자, 1987년 헌정체제를 마무리하는 시련이기도 하다. 이번 사태의 원인이기도 한 5년 단임 대통령제의 폐단을 바로잡는 권력구조 개편을 의제에 올려야 한다. 그 과정에서 현직 대통령 임기를 단축하는 개헌안에 합의할 수도 있겠다.잦은 선거의 부작용을 줄일 수 있도록 2022년부터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를 함께 치르는 방안도 검토하기 바란다. 다음 대통령이 앞당겨 취임하고 차차기 대통령부터 임기를 4년으로 줄이면 된다. 여야 모두 고무줄 공천이 재현되지 않도록 대통령의 공천 관여를 제한하는 등 투명한 공천시스템 확립에도 힘써야 한다.기업에 대한 정부 간섭을 줄이는 일도 절실하다. 대통령의 기업인 독대, 매머드 경제사절단의 해외 순방 동행, 기부나 출연 권유 등 낡은 행태가 사라져야만 선진경제로 진입할 수 있다.박재완 < 성균관대 교수·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 ><한국경제>에 기고한 글입니다.원문보기: http://www.hankyung.com/news/app/newsview.php?aid=201611202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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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분노와 미움을 넘어

    분노와 미움을 넘어

    처음에는 수백 명이 모이던 집회에 점점 숫자가 늘어났다. 19일 밤에는 경찰 추산으로도 140만 명이 모여 대통령의 퇴진을 외쳤다. 거짓 이미지로 인기를 얻어 당선된 대통령은 무능하고 부패했으며 갖가지 스캔들로 도덕성을 상실했다. 도박업자에게서 830만 달러의 뇌물을 받은 의혹이 폭로돼 탄핵 위기에 이르렀다.그러나 상원은 대통령의 비밀 은행 계좌와 횡령을 입증할 증거의 채택을 거부했고 탄핵 절차는 중단됐다. 분노한 시민들은 거리로 나왔다. 1986년 페르디난드 마르코스의 독재를 무너뜨린 바로 그 혁명의 거리였다. 대통령이 조기 대선을 발표했지만 야당·종교지도자·시민들은 즉각 사임을 요구했다.2001년 1월 20일 밤을 새운 시민들 중 일부가 대통령 관저로 행진을 시작했다. 마침내 조셉 에스트라다 대통령이 사임했다. 그날로 부통령이던 글로리아 아로요가 취임해 전임 대통령의 남은 임기를 수행하고, 2004년 선거에서 당선돼 2010년까지 필리핀 14대 대통령으로 재임했다. 아로요는 9대 대통령 디오스다도 마카파갈의 딸로서 부녀가 대통령이 된 기록을 세웠다.필자가 아시아개발은행 근무를 위해 필리핀에 있던 기간에 아로요 대통령은 인기가 없었다. 경제는 침체했고 테러와 범죄로 치안이 불안했다. 대통령은 부정선거 의혹과 친인척 비리로 여러 번 탄핵 위기에 몰렸지만 친(親)아로요 상원 의원들의 지지로 위기를 모면했다. 정권 이양 직전에 대변인이었던 최측근 레나토 코로나를 대법원장에 임명하고 현직 대통령 신분으로 하원 의원에 출마해 당선돼 후일에 대비했다. 그러나 후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선거 부정과 친인척 부패 혐의로 기소돼 2011년 11월 체포됐다. 코로나 대법원장도 부패 혐의로 2012년 5월 상원에서 탄핵됐다.2016년 현재의 한국 상황을 보면 당시 필리핀에서 일어난 일들이 남의 일 같지 않다. 물론 아시아에서 가장 민주주의가 발달한 선진국 중 하나인 대한민국과 후진국인 필리핀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다르다. 그러나 국민이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이 한국에서 발생했다. 대통령과 최측근들이 권력을 남용하고 부정한 일을 저지르고 진실을 숨기려 했다. 법과 원칙을 지킨다는 이미지에 속아 대통령을 지지했던 국민은 배신감과 자괴감이 들고 억장이 무너졌다. 퇴진을 요구하는 함성이 전국에서 울려 펴졌다.지금 가장 시급한 일은 검찰과 특검이 대통령을 제대로 수사해 모든 잘못을 명명백백하게 밝히고 헌법 절차에 따라 탄핵을 진행하면서 혼란을 질서 있게 수습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못지않게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한국 사회의 시스템을 다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필리핀 국민은 민중혁명으로 부패한 대통령을 몇 번에 걸쳐 몰아냈지만 새로운 세상은 오지 않았고 고통스러운 세월을 보냈다. 대통령 한 명만이 아니라 족벌정치, 정경 유착, 특권층의 부정부패가 모두 문제였지만 바뀌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법부는 정권의 시녀였고 공정한 법질서는 지켜지지 않았다.한국도 사회 시스템을 제대로 고치지 못하면 다음 대통령이 누가 되더라도 권력 남용과 측근 비리는 반복될 것이다. 제2의 최순실, 문고리 권력, 부패한 공직자들이 대통령의 힘을 빌려 호가호위 하면서 정부 예산을 빼돌리고, 민간기업을 옭매고, 공권력을 동원해 비판세력을 겁박하고, 심지어 자녀를 부정 입학시키는 일이 앞으로 없을 것이라고 누가 장담할 수 있는가? 재벌들은 권력에 줄을 대어 여전히 이권을 챙기려 할 것이고 공기업의 낙하산 인사는 계속될 것이다. 법은 만인에게 평등하지 않고 힘없는 약자들에게 여전히 가혹할 것이다.무엇보다 권력을 분산해야 한다. 제왕적 대통령제를 개혁해야 한다. 국민의 뜻을 모아 정·부통령제의 4년 중임으로든 책임총리제로든 개헌작업을 시작해야 한다. 정당의 공천방식을 바꾸고 선거제도도 개선할 부분이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재벌의 지배구조도 개선해야 한다.권력에 대한 감시 기능을 높여야 한다. 권력이 하는 일을 건전한 언론과 시민단체들이 감시하고 국민에게 투명하게 알려야 한다. 대통령은 의회 지도자, 출입기자, 전문가들과 자주 만나 소통해야 한다. 국회 청문회도 개선하고 활성화해야 한다. 검찰이 제 역할을 하도록 개혁해야 한다.인사의 공정성 또한 높여야 한다. 지연·학연·사적(私的) 인연의 연고주의를 타파하고 공정하게 인재를 추천하고 검증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정부와 민간 부문 모두 정직하고 능력 있는 사람들을 선발해 책임 있는 자리에 임명해야 한다.젊은 세대가 다시 광장으로 나와야 하는 현실이 참담하다. 그들이 자랑스러워할 정직하고 정의로운 새로운 국가를 만드는 것이 기성세대가 해야 할 일이다. 분노와 미움을 넘어 새로운 한국을 만들어야 한다.이종화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전 아시아개발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 <중앙일보>에 기고한 글입니다.원문보기: http://news.joins.com/article/2090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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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시대> ⑩천영우

    <트럼프 시대> ⑩천영우

    "줄리아니 등 국무장관 거론인사 北에 호락호락 안할 것""트럼프 행정부, 中과 마찰있더라도 세컨더리 보이콧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조준형 기자 = 천영우(64)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도널드 트럼프가 이끌 미국 새 행정부가 중국과의 마찰도 불사하는 강화된 대북제재를 통해 북한을 대화의 무대로 유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2006∼2008년 북핵 6자회담 우리 측 수석대표(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를 지낸 천 전 수석은 19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 존 볼턴 전 유엔대사 등 새 국무장관감으로 거론되는 인사들의 성향으로 미뤄 "유연한 대북정책"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며 이같이 전망했다. 천 전 수석은 그러면서 차기 한국 정부가 북한 비핵화를 최우선시할지, 아니면 사실상의 북핵 용인 정책을 펼지가 북핵 문제의 향배에 중요한 변수라고 지적했다.            다음은 천 전 수석과의 인터뷰 요지.--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을 어떻게 예상하는가. ▲현 오바마 행정부는 대북 압박을 하는 듯하면서도 실제로 압박을 제대로 한 것이 없다. 앞으로 오바마 시기보다 더 유연한 대북정책을 기대할 수는 없을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 외교안보팀이 구성되는 것을 지켜봐야 하지만 검사 출신인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 (네오콘 계열의) 존 볼턴 전 유엔주재 미국대사 등 지금 국무장관 물망에 오르는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북한에 대해 호락호락할 사람들이 아니다. 북한에 대해 동정적이지 않으며, 북한과 같은 '불량국가'의 행태를 잘 아는 사람들이다. 누가 국무장관이 되건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무장관을 지낸) 존 케리나 힐러리 클린턴 같은 사람보다 북한에 대해 더 강경할 것이다. --북미 직접대화를 점치는 이들도 있는데 ▲그동안 강한 제재를 안 했기 때문에 대화가 안 되는 측면이 있었다. 그런 점에서 트럼프 행정부에서 더 강한 제재의 가능성도 크고, (제재 강화의 결과로) 대화의 가능성도 크다고 생각한다. 대화의 조건이 중요하다. 그동안 북한이 내세운 것은 '비핵화를 하지 않는 조건으로 대화하자'는 것이다. 그랬기 때문에 북미대화에 전향적인 민주당 오바마 행정부도 북한과 대화할 수 없었다.북한에 대해 인내심과 관용이 상대적으로 작은 (트럼프 진영의) 인사들이 제재를 강화하면 대화의 가능성도 커진다. 버티기 힘든 제재가 가해지면 북한은 평화공세로 나올 수밖에 없다. 북한이 요구하는 대화의 조건도 완화될 수 있고 대화에 더 큰 관심을 가질 수 있다. --대북제재의 관건은 결국 중국을 동참시킬지 여부 아닌가. ▲대북정책 옵션은 제한돼 있다. 협상하려 해도 제재를 강화하지 않고는 협상이 될 수 없다. 북한을 압박하기 위해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과 지금보다 더 얼굴을 붉힐 결심이 서느냐가 문제다.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 기업을 불법 유무와 관계없이 제재하는 '세컨더리 보이콧'(secondary boycott·2차제재)을 할 것으로 보나. ▲그것이 중요하다. 트럼프 행정부가 대북정책을 검토한 뒤 그 방향(세컨더리 보이콧을 하는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중국과 충돌하더라도 제대로 제재하지, 흐리멍덩하게 하지는 않을 것이다.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 정책이 북한 비핵화 진전에 실패한 이유는 무엇인가. ▲중국과 부딪히며 세컨더리 보이콧을 할 의지가 없는 상태에선 선택이 그것 뿐이다. 군사적으로 해결할 의지도 없었고, 더 강한 제재를 중국과 낯을 붉혀가면서까지 할 의지가 없었다. --미국 핵과학자 지그프리트 해커 박사는 '3 NO 원칙'(북한이 핵무기를 더 이상 늘리지 않고, 핵무기 성능을 개선하지 않으며, 핵무기와 기술의 이전을 하지 않는 것)에 입각한 대북 협상론을 제기했고, 동조하는 목소리도 있다. 어떻게 평가하나 ▲그것은 북한의 핵보유를 정당화하는 것으로, 북한에 이용당할 수 있다. --북핵 해결을 위해 한국 정부의 향후 대응은 어떠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한미간 대북 공조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나.▲(대북제재와 압박을 추진중인) 현 정부 임기 중에는 (공조에) 문제가 없겠지만 그 이후 한국에 어떤 정부가 들어서느냐가 관건이다. 북한 핵을 사실상 용인하는 정부가 들어설 것인가, 비핵화를 최우선시하는 정부가 들어설 것인가에 따라 한미관계는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방위비(주한미군 주둔 비용) 분담금 협상이 한미관계의 갈등요인이 될 수 있다고 보는가. ▲ 오히려 경제적인 (타격) 면에서는 한미 자유뮤역협정(FTA)이 더 큰 문제다. 트럼프가 FTA(재협상 또는 폐기)에 대해서는 워낙 강하게 이야기했기 때문에 조금 대비를 해야 할 것 같다. 재협상을 하자고 할 수 있다. 방위비 분담금 증액은 우리 국방비 전체 규모에 비하면 큰 문제가 아닐 수 있다. 방위비 분담금 증액으로 우리에게 지워질 부담이 FTA 재협상으로 인해 잃을 것과 비교한다면 미미할 수 있다. 방위비 분담금 때문에 한미동맹에 큰 문제가 생길 것 같지는 않다. --방위비 분담금 인상 요구에 한국 정부는 어떤 대응을 해야하나. ▲정면으로 충돌하면 좋지 않다고 본다. 전체 한미동맹의 틀을 흔들도록 방치하면 안 되고 유연성을 발휘해가면서 하면 동맹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다.<연합뉴스> 인터뷰 기사입니다.원본보기: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6/11/16/0200000000AKR20161116174300014.HTML?input=1195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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