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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前대통령, 천안함 피격 7주...

천안함 피격 7주기를 사흘 앞둔 23일, 이명박 전 대통령이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았습니다. 대전 현충원 방문은 이 전 대통령이 퇴임 후에도 한 해도 빠짐없이 이어가는 전통인데요. 호국영령께 참배한 이 전 대통령은 방명록에 “말로 하는 애국이 아니라 목숨 바쳐 애국하신 여러분을 존경하고, 사랑하고 감사합니다”라고 적었습니다.이 전 대통령은 현충탑 참배를 마친 후 천안함 46명 용사의 묘역으로 이동해 헌화 및 분향을 했습니다. 그 곳에서 24일 있을 서해수호의 날 참석차 묘소를 방문한 고(故) 장진선 중사의 유가족을 만났는데요. 이 전 대통령은 “전방에서 나라 지키려다 이렇게 된 이들에게 무슨 죄가 있냐”고 탄식하며 유가족을 위로했습니다.그러면서 “퇴임하기 전에 통일이 될 때까지 매년 찾아오겠다고 (장병들의 영전에) 약속 했다”며 “통일이 언제 올지 모르지만, 내가 살아있을 동안에 통일이 이루어진다면 그 때가 마지막 방문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묘비들을 어루만지며 장병 한 사람 한 사람의 기억을 더듬던 이 전 대통령은 고(故) 민병기 상사의 묘역에 이르러 걸음을 멈췄습니다. 민 상사의 어머니 윤청자 여사는 2010년 6월, 유가족 위로를 위한 청와대 오찬에 초대받아 ‘영해와 영토를 침범하는 자들을 응징하는 데 써 달라’며 1억 800여만 원의 국방성금을 내신 분입니다.이 전 대통령은 “많이 배우지도 못하시고, 젊었을 때 고생도 많이 하신 분이지만 굉장히 훌륭하신 분”이라며 “못 만난 지 벌써 1년도 넘었는데 잘 지내시는지 모르겠다”고 걱정했습니다. 또한 “윤청자 여사가 많은 돈을 기증해서 기관총 만드는 데 썼다”며 “좋은 일을 하는 데는 배움이 많고 적음은 중요치 않은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이어 어려운 상황 속에서 천안함 구조작업을 벌이다 숨진 고(故) 한주호 준위 묘소를 참배했습니다. 이 전 대통령은 “오늘 날씨는 참 따뜻하고 평온하지만 그 때는 날씨가 굉장히 추웠다”고 회상하며 “그 때 내가 방문했던 (구조)함선에 한주호 준위도 왔었는데 그렇게 전사할지는 몰랐다”고 안타까워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전 대통령은 제2연평해전과 연평도 포격 전사자 묘역으로 이동해 헌화와 분향을 하고, 제2연평해전 전사자인 고(故) 한상국 상사의 유족을 만나 위로의 뜻을 전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2012년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연평도를 방문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당시 해병대 장병들의 결의와 애국심을 되새겼습니다.이날 참배에는 정진석 자유한국당 의원과 류우익 전 대통령 실장,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 김경한 전 법무부 장관, 안병만 전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장태평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변도윤 전 여성부 장관, 유영숙 전 환경부 장관, 안광찬 전 국가위기관리실장, 김두우 전 청와대 홍보수석, 홍상표 전 청와대 홍보수석, 장다사로 전 청와대 기획관리실장, 김진형 전 위기관리 비서관 등 30여 명이 함께 했습니다.

2017-03-23

李 前대통령, 천안함 피격 7주기 맞아 국립대전현충원 방문

李 前대통령, “쌍용차, 노사협...

마힌드라그룹 임원진 접견이명박 전 대통령은 14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사무실에서 라지브 두베이(Rajeev Dubey) 마힌드라 그룹 사장과 딜립 순다람(Dilip Sundaram) 마힌드라 코리아 사장을 접견했습니다. 마힌드라 그룹은 자동차 생산을 중심으로 한 인도의 기업집단으로 지난 2011년 국내기업인 쌍용차를 인수했는데요. 쌍용차는 지난해 337억 원(추정치)의 영업이익을 내면서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쳤던 2008년 이후 9년 만에 흑자전환을 했습니다.이 전 대통령은 이와 관련 “쌍용차가 어려웠지만 노사가 협력해서 극복을 잘 해서 기쁘게 생각한다”며 “쌍용차의 노사관계는 국내 다른 기업에도 모범이 되고 있다”고 치하했습니다. 또한 “어려운 여건에서도 마힌드라 본사가 오랫동안 기다리고 잘 지원해 줬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평가했습니다. 쌍용차의 흑자전환에는 신차 ‘티볼리’의 흥행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7년 연속 무분규 임단협 타결 등 노사 상생협력이 경영실적 개선의 중요한 밑바탕이 되었다는 업계의 평가가 있습니다.두베이 마힌드라그룹 사장은 “우리가 한국에서 창조한 노사모델을 인도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비즈니스는 신뢰를 바탕으로 이루어지며 그래서 신뢰를 지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이날 접견에는 홍석우 전 지식경제부 장관이 함께 했습니다.

2017-02-15

李 前대통령, “쌍용차, 노사협력의 모범 사례로...”

李 前대통령, 이재오 늘푸른한국...

최근 대선출마를 공식선언한 이재오 늘푸른한국당 후보가 22일 서울 강남구의 이명박 전 대통령 사무실을 예방했습니다.이명박 대통령은 이재오 후보를 반갑게 맞이하며 “시작은 좀 미약해도 끝은 좋을 것”이라고 덕담을 남기고 면담에 들어갔는데요. 배석자 없이 10시 30분께 시작된 면담은 30여 분간 이어졌습니다.접견 후 김해진 늘푸른한국당 사무총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이재오 후보에게 한국의 보수는 한 시대가 정리됐다고 본다며, 새로운 보수는 이재오 같은 개혁적이고 진취적인 인물이 중심이 돼 새롭게 변화했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하셨다”고 전했습니다.또한 김해진 사무총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오랜 세월 이재오 대표를 지켜봤지만 리더십, 철염성, 강직함이 지금의 시대에 딱 맞는다는 말씀도 했다”고 전했습니다.면담을 마친 뒤 이 전 대통령은 “지지율이 높고 낮은 것보다, 이럴 때 다른 후보들의 모범이 돼야 한다”며 이재오 후보를 환송했습니다.

2017-03-22

李 前대통령, 이재오 늘푸른한국당 대선후보 접견
한·미 FTA 발효 5주년을 맞아...

한·미 FTA 발효 5주년을...

“때로는 손해를 보더라도 큰일을 결단하는 것이 정치인이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한·미 FTA가 발효되더라도 내 임기 동안 얻을 수 있는 실적은 없습니다. 그러나 이 것이 옳은 길이기 때문에 나는 정치적 손실을 무릅쓰고 추진하는 것입니다.”2011년 11월 15일, 국회를 찾은 이명박 대통령이 야당 지도부에게 한 말입니다. 그러나 대통령의 설득에도 불구하고 야당은 끝내 한·미 FTA 국회비준을 거부했습니다. 일주일 뒤 비준안이 통과되는 국회본회의장은 그야말로 난장판이었습니다. 민주노동당의 한 의원이 국회 단상에 최루탄을 투척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까지 벌어졌죠.예상대로 이명박 대통령은 야권의 격렬한 정치적 공세에 직면했습니다. ‘한·미 FTA가 을사늑약’이라는 주장부터, ‘국익을 팔아먹었다’는 비난까지 받아야 했습니다. 임기 말 대통령의 지지율은 추락했고 이명박 정부의 국정동력도 약화됐습니다.수많은 비난과 반대 속에 2012년 3월 15일, 한·미 FTA가 발효됐습니다. 그리고 5년이 지났습니다. 야권의 주장처럼 광우병이 창궐하지도 않았습니다. 미국산 농축산물 수입도 FTA 이전보다 오히려 1.7% 줄었습니다. 의료비와 물가가 폭등하지도 않았고, ISD로 인해 대한민국이 미국기업의 소송천국으로 전락하지도 않았습니다. 지난 5년간 대미 무역흑자는 두 배로 늘면서 이제는 미국이 오히려 한·미 FTA를 재협상하자고 나서는 판입니다. 그러나 그 내용을 자세히 따지고 보면 미국도 마냥 손해만 보고 있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세계 경제침체로 교역량이 주는 와중에도 한·미 양국의 교역량은 1.7% 늘었습니다. 그만큼 양국 모두의 일자리가 늘었다는 의미입니다. 상품 수지는 우리가 흑자이지만 서비스 수지는 미국이 흑자를 보고 있습니다. ‘자발적 교역엔 오직 승자만 있을 뿐’이라는 경제학적 진리가 다시 증명된 셈입니다.자유무역기조가 퇴보하고 보호무역이 대두되고 있다는 점에서 작금의 경제 환경은 이명박 정부 초기와 비슷합니다. 트럼프와 마찬가지로 당시 취임한 오바마도 한·미 FTA를 반대하고 보호무역으로 회귀하고 있었습니다.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 특성상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국제사회에 ‘보호무역주의 동결(stand still)'을 제안했습니다. 오바마를 만나 한·미 FTA의 필요성을 역설했습니다. 대통령과 외교·통상 관계자들의 피나는 노력 끝에 마침내 미국을 비롯한 각국 정상들의 지지를 이끌어 낼 수 있었습니다. 미국과 EU 외에도 중국, 인도, 아세안, 호주, 캐나다 등 수많은 나라들과 FTA를 타결하거나 추진하면서, 대한민국은 국제사회에서 보호무역 확산 방지의 '롤모델(role model)'이 되었습니다. 그 힘을 바탕으로 글로벌금융위기라는 전대미문의 위기 속에서도 무역 1조 달러를 달성하고 세계 7대 수출대국으로 우뚝 섰습니다.통상대국의 꿈을 현실화시켜 나가던 이명박 정부의 가장 큰 걸림돌은 국내정치였습니다. 국제사회의 합의를 이끌어냈던 이명박 대통령도 국내정치를 설득하지는 못했습니다. 당리당략을 앞세운 정치권이 시민사회를 선동하면서 우리사회는 극심한 혼란에 빠져야 했습니다. 다시 한 번 똑 같은 우(愚)를 범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우리가 가야 할 길은 이미 정해져 있습니다. 다만 ‘옳은 길이라면 정치적 손실을 무릅쓰고 갈 수 있는 정치권의 용기와 자성’이 절실히 필요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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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성장률 0.2%의 감격

경제성장률 0.2%의 감격

2010년 3월 8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전년도(2009년) 경제성장률이 발표되었습니다.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0.2%로 어찌 보면 무척 낮은 수치였는데요. 하지만 당시 국제사회는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주목하며 찬사를 보냈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2009년은 글로벌금융위기의 여파로 전 세계 경제가 극심한 침체에 빠졌던 해입니다. 주요 7개국(G7)도 모두 마이너스 성장을 했습니다. 미국은 -2.4퍼센트, 영국은 -5.0퍼센트, 프랑스는 -2.2퍼센트, 독일은 -0.5퍼센트, 캐나다는 -2.6퍼센트, 일본은 -5.0퍼센트 등 빨간색 일색이었죠.당시 경제성장률이 집계되어 발표된 21개 OECD 회원국 중 마이너스 성장을 하지 않은 국가는 한국과 호주, 폴란드 3개 국가 뿐이었습니다. 그런데 호주는 자원부국으로 자원 수출 비중이 높고 주요 수출국도 금융위기의 타격을 적게 받은 중국 등 국가였습니다. 그리고 폴란드도 2012년 유로축구선수권대회를 앞두고 대규모 투자가 활발히 진행된 된 결과였죠. 반면 한국은 무역의존도가 높은 국가였습니다. 그래서 글로벌금융위기가 시작된 2008년 하반기만 해도 주요 외신들은 연일 한국의 국가부도 위험을 보도했죠. 그러나 이명박 정부가 미국, 중국, 일본 등과의 통화스와프 체결, 사상 초유의 예산 조기집행과 사상 최대의 추경을 동원한 비상경제체제 가동 등을 통해 발 빠른 대응에 나선 결과 한국은 예상과 달리 2009년 플러스 성장을 기록한 것입니다.그러자 해외 언론들도 태도를 바꾸기 시작했습니다. 2008년 10월 14일, “침몰하는 한국경제”라는 부정적인 기사를 내보냈던 <파이낸셜타임스>는 1년 반이 흐른 2010년 4월 28일, “한국이 위기를 통제하는 데 만점을 받았다. 한국은 교과서적인 경기 회복을 달성했다”고 보도했습니다.2008년 “한국이 아시아에서 인도 다음으로 부도위기가 높다”고 보도했던 <블룸버그통신Bloomberg News>도 2010년 11월 8일자 보도를 통해 “경기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미국과 유럽이 일본처럼 잃어버린 10년을 겪지 않으려면 한국의 위기 대응 사례를 본받아야한다”고 평했습니다.따라서 OECD도 2010년 경제전망치에서 한국이 가장 높은 성장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는데요. 이명박 전 대통령은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에서 당시의 상황을 두고 “0.2퍼센트가 갖는 의미가 얼마나 큰지 새삼 깨달았다”고 회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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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기업인을 뛰게 하라

    글로벌 기업인을 뛰게 하라

    1984년 워싱턴DC. 필자는 정부의 비료산업 합리화 정책과 관련해 미국 국제개발처(AID)와 협의하기 위해 미 국무성 7층으로 향했다. 국내 비료산업이 과잉생산으로 경쟁력이 떨어짐에 따라 생산량 감축을 위해 몇 개 업체를 폐쇄해야 했는데, 이를 위해서는 차관 협정을 맺은 AID의 협조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 측은 비료산업 합리화에는 별 관심이 없고, 노골적으로 한 가지만을 요구했다. 바로 노스캐롤라이나주에 있는 세계적인 비료회사 아그리코(Agrico)의 독점적 수출계약을 유지시켜 달라는 것이었다. 실제로 오래전부터 서구 선진국의 가장 큰 과제는 `어떻게 하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자국의 일자리를 만들 것인가`에 놓여 있었다. 미국은 연방정부 차원을 넘어 각 주(州)정부가 나서서 적극적으로 투자를 유치하고 있다. 1994년 필자가 재무부에서 해외투자과장을 담당할 때는 우리나라보다 작은 스위스에서, 그것도 제네바시와 취리히시가 각각 방문해 투자를 요청한 기억도 있다. 최근에도 그러한 상황은 변함이 없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당선되자마자 세계 여러 기업인을 만나 일자리를 챙겼고, 미국 우선주의에 기반해 보호무역조치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는 플로리다주에 있는 트럼프의 별장까지 날아가 27홀이나 같이 골프를 치며 미·일 관계 개선에 주력했다.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은 자국 기업 보호는 물론 사드 배치를 이유로 우리나라에 경제보복까지 하고 있는 판국이다. 세계 각국의 `스트롱맨`들이 나서서 자국 기업과 일자리를 챙기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어떠한가? 반기업 정서가 만연해 기업인 사기는 떨어지고, 기업을 잘되게 하기는커녕 기업하기 어려운 환경만 늘어나고 있다. 또한 피터팬 증후군이 만연해 중소기업은 중견기업으로, 중견기업은 대기업으로 성장하려 하지 않는다. 기업이 성장하게 되면 그동안 받던 혜택은 사라지고 각종 규제에 제한을 받으며, 심지어는 사회적 비난의 대상이 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이 와중에 기업인들의 글로벌 활동을 장려하지는 못할망정 출국금지 조치 때문에 기업인들은 기회가 와도 살릴 수가 없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두 번이나 트럼프를 만날 기회가 있었지만 모두 무산됐다. 최태원 SK 회장은 다보스포럼에 이어 중국 보아오포럼 참석까지 좌절됐다. 중국에서 직접적인 피해를 받고 있는 신동빈 롯데 회장은 8개월가량 국내에 발이 묶여 있다. 어려운 문제일수록 고위급이 직접 대면했을 때 해결책을 찾아낼 수 있는 점을 생각하면 안타까운 상황이다. 기업인은 기업을 위해서 일하지만, 민간 외교 채널로서도 큰 역할을 담당한다. 민간 경제계는 공식 채널과는 달리 비즈니스에 기반한 네트워크와 영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악화된 한일 관계 속에도 경제계는 2014년 한일재계회의를 개최하며 7년 만에 민간 대화의 물꼬를 텄다. 작년 말에는 미수교국인 쿠바와 1959년 수교 단절 이후 처음으로 민간 경제협력위원회를 개최했다. 뿐만 아니라 88서울올림픽, 여수엑스포, 평창동계올림픽을 비롯한 국가행사 유치에도 고 정주영 회장, 이건희 회장 등 경제계의 공이 컸다. 최근 국가적 리더십 공백으로 정부가 제 역할을 하기 쉽지 않은 상황임을 감안할 때 이들의 역할을 충분히 기대해볼 수 있지 않을까. 특검은 마지막 언론브리핑에서 출국금지와 관련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기업인의 출국금지가 풀렸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촌각을 다투는 경쟁 속에서 기업인이 느끼는 출국금지의 무게는 남다를 것이다. 대내외 여건이 어렵고 리스크 요인이 산적한 지금 기업인 민간 외교관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미국·영국 등에도 출국금지 제도가 있지만 흉악범에게나 적용될 뿐 국내에서와 같은 기업인 적용은 흔치 않다. 더구나 글로벌 기업의 대표가 외국으로 도주할 가능성도 사실상 희박하다. 누구보다 힘차게 글로벌 현장을 누비는 민간 외교관, 기업인의 모습을 기대하는 것은 나만의 욕심일까.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 원장]<매일경제>에 기고한 글입니다.원문보기: http://opinion.mk.co.kr/view.php?year=2017&no=204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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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통령 탄핵이 남긴 숙제

    대통령 탄핵이 남긴 숙제

    '촛불'과 '태극기'의 에너지 하나로 모으려면권력집중·단임제 부작용 완화할 개헌하고기업에 대한 정부 규제·간섭 줄여나가야 탄핵 심판이 마무리됐다. 3개월 넘게 광장에서 대치를 거듭해 온 ‘촛불’과 ‘태극기’도 이제 냉정을 되찾아야 한다. 하지만 지난 주말에도 양측은 대규모 집회를 열어 전직 대통령 구속을 놓고 서로 강경 주장을 쏟아냈다.‘촛불’과 ‘태극기’가 상대를 향한 분노와 증오를 확대 재생산해선 안 된다. 각각에 깃든 애국심이 한층 성숙한 나라로 발돋움할 수 있는 방향으로 발현돼야 한다. 그런 맥락에서 아래 대안들이 진지하게 모색됐으면 한다.첫째, 차기 대통령은 당적을 포기하기 바란다. 그래야만 내우외환을 극복하고 선진국 진입에 꼭 필요한 해묵은 구조 개혁을 이뤄낼 수 있다. 지금 상황에선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여소야대(與小野大) 정국을 피할 수 없다. 지금까지 눈치껏 통치권을 뒷받침해 온 검찰, 경찰, 국세청, 국가정보원, 감사원 등도 ‘최순실 사태’ 여파로 더 이상 대통령을 도와주기 어렵게 됐다. 이젠 대통령과 국회의 양방향 협치(協治)가 불가피하다. 당적이 없으면 대통령이 당리당략을 도모하거나 공천에 개입하려는 유혹이 사라진다. 국회에서도 ‘찬성을 위한 찬성’과 ‘반대를 위한 반대’가 충돌해 국정의 발목을 잡는 구태가 줄어들 것이다. 연정(聯政)을 하지 않아도 여러 정당 출신의 합리적 인사들이 내각에 참여하는 길도 열린다.둘째, 대통령에게 집중된 권한과 단임제의 부작용을 완화하고 선거 빈도를 줄이는 개헌을 추진해야 한다. 최순실 사태의 줄기는 견제되지 않은 대통령의 권한 남용이었다. 대통령 자질과 리더십에도 흠이 있었지만 다원화된 국정 환경 및 진화한 발전단계와 동떨어진 제도가 문제를 증폭시켰다. 대통령 단임제로 국정 시계(視界)가 짧아지고 정책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도 떨어졌다. 잦은 선거는 구조 개혁의 걸림돌이며 표심의 정책 왜곡을 부추기고 있다. 늦어도 내년까지는 개헌이 이뤄지기 바란다.셋째, 기업에 대한 정부 규제와 간섭을 줄여야 한다. 기업의 문화·스포츠재단 출연이 뇌물인지 준조세인지 ‘기업의 사회적 책임’ 이행인지 경계가 모호하지만 그 배경은 정부의 영향력에 있다. 정부에 불투명한 재량이 없다면 출연의 반대급부든, 불응에 따른 불이익이든 파생될 여지가 없다. 우리는 압축 산업화를 이끈 ‘발전·조장행정’의 유산 때문에 시장에 맡길 사안조차 정부 개입을 당연시하는 경우가 흔하다. 특히 상대비교성향이 강한 데다 자기책임원칙이 미흡한 틈새를 정부·입법만능주의가 메우고 있다. 이에 따라 폭주하는 정책 수요의 충족이 어려워지면서 그 부담을 기업에 떠넘기는 일이 잦다. 요컨대 최순실 사태의 뿌리는 ‘숨은 큰 정부’이고 그 토양은 정부와 기업에 대한 국민들의 높은 기대 수준이다. 정부 입김의 축소보다 최순실 사태의 재발을 막는 더 나은 대안은 없다.  넷째, 수사 관행을 선진화해야 한다. 덴마크 검찰이 보여준 차분하고 엄격한 자세는 낯익은 우리 검찰의 모습과 뚜렷이 대별됐다. 국민의 알 권리도 중요하지만 법으로 금지된, 기소하기 전 피의사실 공표를 비롯해 피의자 명예나 인권을 침해할 우려가 있는 발표는 자제해야 한다. 피의자 동의를 받았다고 해도 밤새워 20시간 이상 조사하는 것은 가혹 행위로 비난받을 수 있다. 부르지도 못한 기업인들의 무더기 출국 금지와 수사 목적 달성을 위해 ‘필요 최소한’의 범위에 그치도록 한 구속수사가 남용된 것은 아닌지 자성하기 바란다. 특검이 출범한 후 ‘태극기’의 세가 크게 불어난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다섯째, 언론의 선정적인 보도도 빼놓을 수 없다. 쉽게 확인할 수 있었던 기초 사실조차 틀리거나 본질과는 무관한 사안을 침소봉대한 일이 적지 않았다. 쏠림은 위험하다. 언론의 균형추 역할이 절실하다. 박재완 < 성균관대 교수·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 ><한국경제>에 기고한 글입니다.원본보기: http://www.hankyung.com/news/app/newsview.php?aid=2017032687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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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 되는 게 없는 나라'를 만들어 줄 대통령

    '안 되는 게 없는 나라'를...

    "무엇이 문제인지 잘 알고 해법이 뭔지도 아는 나라가 정작 실천은 하나도 못해" 역대 정권 들어설 때마다 수많은 공약 있었지만 제대로 실행한 게 뭐 있는가나라의 명운을 책임질 새 대통령을 뽑을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가장 유력한 후보 두 사람이 노무현 전 대통령과 국정 철학을 공유했던 분들이어서 그런지 노무현 대통령 시절이 자꾸 생각난다. 대통령 되겠다는 분들이나 대통령을 선택해야 할 국민에게 혹시 참고가 될까 싶어 기억을 되살려본다.노 대통령 당선인에게 필자는 재정경제부 경제정책국장 신분으로 취임 첫해의 경제 운용 방향에 대해 보고했다. 그때 "서두르지 말고 임기가 끝날 때쯤 좋은 성과가 나도록 해 주면 좋겠다"는 말을 들었다. 노 대통령 취임 후 처음 받은 과제는 LG필립스가 파주에 첨단 LCD 공장을 지을 수 있도록 52만평에 걸린 규제를 다 해결해 주라는 것이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풀기 어려운 규제인 수도권 규제에 걸리는 것은 물론 군사 시설도 있었고, 농지·임야 전용 등 허다한 규제가 겹쳐 있었기 때문에 재벌 특혜 시비에 휘말리기 딱 좋았다. 그래도 대통령은 외국인 투자 유치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불가피하니 해 주라고 했다. 이어서 부품·소재를 공급하는 협력업체들과 각종 인프라 시설, 다른 LG그룹 계열사들에도 토지 85만평을 사용할 수 있게 해 주었다. 2003년 이후 파주 인구는 80% 증가했다.골프장에 관해서도 당시 국민 정서에 반하는 운동인 데다 정부 부처 간 의견 대립도 컸지만 노무현 정부 내내 골프장에 대한 겹겹의 규제를 거의 모두 철폐할 수 있었고 그 결과 지금처럼 골프장이 크게 늘었다.한·미 FTA를 타결하고 한·EU FTA를 시작한 것이야말로 "반미 좀 하면 안 되는가?"라면서 취임한 노 대통령이 만든 걸작이었다. 2003년 8월 발표한 FTA 구상은 '개도국을 상대로 수출 조금 더 하자'는 FTA에서 탈피해 '세계 최강국을 상대로 수입을 개방해 국내 사업자들의 분발을 촉구하고 국제 경쟁력을 갖추게 하겠다'는 새로운 접근 방식이었다. 경쟁력은 오직 시장 경쟁을 통해서만 생긴다는 원칙에 충실했던 선택이었다.좌회전 깜빡이를 켜고 집권한 노 대통령이 우회전한 또 다른 사례가 중소기업 고유 업종 폐지이다. 1979년 23업종으로 시작해 1989년 237업종까지 늘어났던 중소기업 고유 업종 제도는 해당 업종에 역량 있는 경쟁자가 등장하는 것을 막고 외국의 대기업들에는 사실상 적용하기 어려운 등 많은 문제가 있어서 계속 업종 수를 줄여 오다가 2007년 완전 폐지하기에 이른 것이다. 이 제도를 2011년 소위 우파 정권의 동반성장위원회가 "법적으로는 강제하지 않는 민간 협의체를 통한 권고"라면서 재도입한 것은 참으로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성공하지 못한 정책도 있었다. 노태우 대통령 때의 주택 200만호 건설 결과 오래 안정됐던 집값이 노무현 대통령 때 다시 가파르게 오르기 시작했다. 당시 참여정부는 수요가 공급보다 많아서 값이 오른다면 수요를 줄이면 될 것 아니냐며 "부동산을 보유한 것을 후회하게 만들어 주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종합부동산세 도입, 양도소득세 대폭 인상 등 조치를 통해 집값을 잡으려고 무진 애를 썼다. 부동산 가격을 잡는 것은 경제 관료들의 숙원이기도 했다. 집값 상승은 불로소득과 빈부 격차 확대를 초래해 사회적으로도 용납하기 어렵다. 게다가 높은 땅값은 그 자체만으로도 기업의 투자를 어렵게 하고, 높은 집값은 임금 상승 요인이 되기도 하는 등 고용 창출에도 경제 운용에도 막대한 지장을 빚는다. 땅값, 집값 안정을 원했던 점에서 목표는 같았다.필자는 수도권에 토지 공급을 확대하고 대규모 주택 공급을 해야 하며, 세금으로 수요를 억제하기는 어렵다고 주장했다가 부동산 정책 논의에서 배제되기도 했다. 그러나 수요 억제책이 시행돼도 집값이 계속 오르자 결국은 임기를 1년여 남겨 놓고 공급 확대로 정책을 전환했다. 그 결과가 2기 수도권 신도시 건설이고 이후 들어선 이명박 정부 5년간 집값은 안정됐다. 실패를 인정하고 정책을 바꾼 것이다.1997년 외환 위기 때 세계적 컨설팅사 부즈앨런의 한국 경제 보고서는 '문제가 무엇이고 대책이 무엇인지 이렇게 잘 아는 나라도 처음 보지만, 이렇게 하나도 실천하지 못하는 나라도 처음 본다'고 하면서 한국을 NATO(No Action, Talk Only·액션은 없고 말만 한다) 국가라고 한 적이 있다. 대단한 공약이나 경제 지식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역대 정권이 들어설 때마다 많은 사업이 제안됐지만 실행에 옮겨진 것이 거의 없다. 기업이 하겠다는 투자 사업도 할 수 있게 해주지 못하면서 일자리 창출은 어불성설이다. '안 되는 게 없는 나라'를 만들어 줄 대통령을 기대해 본다.박병원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조선일보>에 기고한 글입니다.원본보기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3/24/201703240317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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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경유착을 넘어 産政협력으로

    정경유착을 넘어 産政협력으로

    최순실 게이트에서 비롯된 지루한 정경유착 논란 중에 대통령이 탄핵되고 4대 재벌이 모두 전경련에서 탈퇴했다. 정경유착은 반드시 청산되어야 할 적폐지만 4대 재벌이 모두 전경련에서 탈퇴한 것은 또 다른 우려를 낳고 있다. 이제 정부와 기업 간의 대화채널까지 끊어지는 건 아닌가? 삼성그룹이 대관업무 폐지 방침을 슬며시 흘린 것도 대화 단절의 우려가 현실화할 수 있는 징후로 받아들여진다. 전 세계인의 칭송을 받으며 `한강의 기적`을 이루어내던 1960~1970년대에 경제학자들은 한국의 경제발전모델을 `주식회사 대한민국(Korea Incorporation)`이라고 요약해 표현했다. 정부와 기업이 한몸처럼 움직이며 협력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주식회사 대한민국`으로 지칭된 산정협력(産政協力) 방식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정책과 1세대 기업인들의 열정에 힘입어 모두가 회의적이던 중화학공업 기반 형성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기업의 정치헌금과 정책특혜가 맞교환되는 폐습이 형성되기도 했다. 선진국 문턱에 서서 목을 빼고 기다리는 한국 경제는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어야 하지만 정부와 기업 간의 건전한 대화와 협력까지 끊어지면 안 된다. 자본주의 종주국이자 민주주의의 본산인 미국에서도 정부와 기업은 끊임없이 대화하며 필요한 정보를 교환하고 정부가 기업의 애로를 타개하는 데 적극 나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MB정부에 몸담고 있던 시절 미국무역대표부(USTR)를 방문했을 때 한 미국 기업이 한국 공기업의 입찰과정에 참여했다 탈락한 사실을 거론하는 것을 보고 크게 놀랐던 경험이 있다. 한국 경제가 보다 성숙한 모습을 갖추려면 정경유착을 넘어 산정협력의 시대를 활짝 열어야 한다. 산정협력이 긍정적 효과를 낼 수 있는 분야는 많다. 대표적으로 연구개발(R&A)과 국가 간 산업협력을 들 수 있다. 특정 산업 분야에 종사하는 기업들에 공통으로 필요한 연구개발과제는 정부가 연구해서 연구 결과를 모든 기업이 공유하도록 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개별 기업들이 모두 동일한 연구개발에 뛰어들면 중복 지출로 인해 산업경쟁력이 떨어지게 된다. 기업들이 해외로 진출할 때 정부가 나서서 시장조사를 하고 법적 안정성 확보를 위해 상대국과 투자보장협정을 맺으면 개별 기업들이 부담할 비용과 위험이 크게 줄어들게 된다. 다시 말하면 때로는 정부가 위험분담(Risk-sharing) 메커니즘을 통해 기업의 부담을 줄여주고 때로는 위험 자체를 제거함으로써 산업의 국제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옛말에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글까?`라는 말이 있다. 정경유착의 우려가 있다 해도 정부와 기업 간 대화채널은 유지해야 한다. 기업과 정부는 건설적이고 건전한 대화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대화채널을 정형화하고 투명하게 운영해야 한다. 전경련이 그동안 여러 문제점을 노출한 것도 사실이지만 전경련이 산정협력의 대화창구로서 수행해온 순기능까지 부정하는 것은 결코 논리적인 접근이 아니다. 엄격한 잣대를 써서 전경련의 행위규범(Code of Conduct)을 제대로 만들고 준수하도록 하면 된다. 이 시점에서 전경련 해체를 논하는 것은 재난구조가 미흡하였다 해서 해양경찰 해체를 결정한 것과 같은 과잉대응에 속한다.4대 재벌이 전경련을 탈퇴한 것은 각자 나름의 고차원적 계산이 있었겠지만, `명쾌한 수학 문제 풀이에서 느껴지는 매끈함`이 보이지는 않는다. 왠지 `억지로 꿰맞춰 놓은 복잡한 연립방정식을 대할 때 엄습하는 짜증` 같은 게 느껴진다. 4대 재벌은 적절한 시점에 전경련에 복귀해야 한다. 전경련에 복귀하여 정정당당하게 재계를 이끄는 4대재벌의 모습을 보고 싶고, 우월한 지식과 경험으로 무장하고 재계와 수준 높은 대화를 이끄는 정부를 보고 싶다. [최중경 전 지식경제부 장관,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매일경제>에 기고한 글입니다.원문보기: http://opinion.mk.co.kr/view.php?year=2017&no=1864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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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보지 않은 길

    가보지 않은 길

    운무망망(雲霧茫茫). 안개가 짙어 길이 보이지 않는다는 뜻이란다. 정치 일정이 앞당겨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국정운영 시계(視界) 제로 상황이 우려된다. 모두가 싫어하는 `불확실성`이 극도에 달하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방식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전에 없던 상황이다. 이제껏 가보지 않은 새 길이 필요한 이유다. 대선 공약이 넘치면서 불확실성을 더하고 있다. 내용도 문제지만, 더 큰 걱정은 실천이다. 특히 이번이 그렇다. 공약 실천의 힘은 결국 예산인데, 예산 사이클은 정치 일정을 기다려주지 않는다. 재정당국은 3월 말까지 예산편성 지침을 확정하고, 부처는 5월 말까지 예산요구안을 제출해야 한다. 조기 대선이 치러진다면 현 정부의 부처가 현 장관의 지휘를 받아 예산안을 만들게 된다. 새 대통령의 국정운영 철학과 공약을 담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의미다. 국정운영 시계에 운무가 진하게 끼는 것이다. 안개를 더 짙게 하는 변수가 있다. 만약 대선이 당겨지면 인수위도 없이 새 정부가 출범한다. 장관을 지명하고 청문회를 거쳐 행정부가 모양을 갖추는 데 근 한 달의 시간이, 정부 조직개편까지 한다면 두 달여가 소요될 것이다. 참여정부 41일, 이명박정부 32일, 박근혜정부 52일. 조직개편안이 국회에서 통과되기까지 걸린 기간이다. 벚꽃선거가 현실화된다면 새 정부가 일하는 준비를 마치는 데 빨라야 5월 말, 늦으면 6월 말까지 넘어간다는 얘기다. 가보지 않은 새 길의 출발점은 `협치`다. 조직개편이 필요하다면 각 당이 후보를 확정한 뒤 대안을 내고 빠른 시간 내 국회에서 법 통과를 목표로 협의에 들어간다. 과거와 달리 국회·정부·정당이 함께 만들어야 새 정부 출범 후 혼란과 갈등을 줄일 수 있다. 이제껏 없던 일이다. 정부가 바뀔 때마다 개편하지 않아도 될 조직을 만든다면 우리 정치행정사의 획을 긋는 사건이 될 것이다. 예산 문제는 더 복잡하다. 각 당은 공약을 보다 구체화하고 부처도 복수 정당의 비슷한 공약만이라도 재원추계나 집행방법에 대한 검토를 미리 한다. 선거 결과가 나오자마자 당선자 측과 부처 간에 주요 공약을 예산요구안에 어떻게 담을지 협의에 들어간다. 이를 위해서는 각 후보 측에서 부처와 협의할 내용에 대한 `실력`을 갖춰야 한다. 재정당국의 역할은 더욱 중요하다. 예산편성 과정에서 새 대통령의 국정철학과 정책의지를 구체화하는 작업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공약에 대한 `자기검증`도 이제껏 가지 않은 길이다. 어떤 후보도 공약을 그대로 실천에 옮기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재원은 턱없이 부족할 것이다. 준비가 덜 된 설익은 공약도, 생각지 못한 난관에 부딪혀 좌초하는 공약도 있을 것이다. 취임 초기 `공약점검 및 추진단`을 구성한다. 모든 공약을 면밀히 점검해 우선순위를 정하고 폐기하거나 장기과제로 넘길 것을 구분한다. 예산뿐 아니라, 누가 어떤 방법으로 실천에 옮길 것인지도 정한다.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국민에게 상세히 밝히면 좋겠다. 공약의 수정에 대해 부끄러워할 것 없다. 국민의 성숙도로 볼 때 진정성을 갖고 솔직한 입장과 계획을 밝힌다면 오히려 지지를 받을 것이다. 이 과정에서 타 후보의 공약이나 이전 정부가 추진했던 정책 중 바람직한 것들을 보완해 포용한다면 새로운 `협치`의 모습도 만들 수 있다. 지도자가 바뀐다고 하루아침에 새 나라가 되는 것도, 좋은 정책이 모두 성공하는 것도 아니다. 실천력이 중요하다. 제대로 된 인재의 등용과 재원 배분, 진정성 있는 소통을 넘어 국민의 역량을 이끌어내고 통합시키는 능력이 필요하다. 여기에 가보지 않은 길을 가겠다는 용기가 얹어져야 우리 앞에 짙게 드리워진 안개를 걷어낼 수 있다. [김동연 아주대 총장·전 국무조정실장]<매일경제>에 기고한 글입니다.원문보기: http://opinion.mk.co.kr/view.php?year=2017&no=8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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